'건물만 덩그러니'…군립 울주병원, 의사도 못 구한 채 '개원'
9월4일 5개 진료과 외래부터 시작…응급실 진료는 10월로 연기
의료 인력 7명, 5명은 60대 이상…응급의학과 전문의 확보 '0명'
2026-08-31 11:59:02 2026-08-31 11:59:02
[울산=뉴스토마토 하주화 기자] 군립 울주병원이 9월 응급실을 제외한 채 '부분 개원'합니다. 응급실 진료는 10월로 미뤄졌습니다. 애초 배치하기로 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과 외과 전문의 1명 대신 확보된 인력은 일반의 1명뿐입니다. 지역 응급의료 공백을 메우겠다며 군립병원까지 세웠지만, 정작 의료진을 구하지 못해 핵심 기능을 뺀 채 문부터 열게 된 겁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읍 울주병원 전경. (사진=울주군청)
 
8월3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소재 울주병원은 9월4일부터 가정의학과·내과·외과·영상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등 5개 진료과에서 외래진료를 시작합니다. 정형외과·신경과와 응급실을 제외한 부분 개원입니다.
 
개원을 목표로 한 의사 정원은 12명이지만, 첫 진료에 투입되는 인력은 7명에 불과합니다. 내과에 3명(심장·소화기·간질환), 나머지 4개 과에 각 1명씩 배치됩니다. 정형외과 전문의 1명과 응급실 담당 일반의 1명은 추후 합류할 예정입니다. 병원 측은 응급실 의사 2명과 신경과 전문의 1명을 더 구해 10월에 정식 개원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외래진료부터 시작하는 건 개원을 더 미루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울주군청은 2023년 병원 설립계획을 발표하면서 2024년 하반기 개원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준비 절차가 길어지고 의사 수급난까지 겹치면서 일정이 수차례 연기됐습니다.
 
병원 측은 의사 채용 플랫폼과 의료계 인맥을 동원하고 세후 월 2000만~3000만원대의 급여를 제시했으나 결국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개원이 늦어지는 사이 채용을 협의하던 의사가 다른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일도 반복됐습니다.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젊은 의사들의 성향이 맞물리면서 개원 초기 진료진도 고령 의사 중심으로 구성됐습니다. 첫 진료에 나서는 의사 7명 중 60대 이상은 5명으로, 71.4%를 차지합니다. 이 가운데 4명은 70대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병원 건립의 핵심 목적이었던 응급실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점입니다. 울주군은 2024년 위수탁계약 체결 당시 울주병원을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운영하고 응급의학과 전문의 2명과 외과 전문의 1명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개원을 앞둔 현재 응급실 근무 인력으로 확보된 의사는 전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의 1명뿐입니다. 울주병원은 당초 계획했던 지역응급의료기관 지정을 미루고 인력·시설 기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응급의료시설'로 운영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일반의나 다른 진료과 전문의가 응급실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진료 역량이 부족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응급진료 경험을 갖춘 의사가 부족하면 자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환자의 범위가 좁아지고 상급병원으로 전원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밖에 있습니다.
 
울주병원 관계자는 "우선 응급의료시설로 운영한 뒤 지역응급의료기관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우선 초빙하겠지만 확보하지 못하면 다른 전문과목 전문의를 충원해 응급실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울주병원은 울주군청이 설립·소유하고, 온그룹의료재단이 운영하는 민간위탁형 군립병원입니다. 허가받은 100병상 가운데 초기에는 55병상을 가동한 뒤 의료 인력과 진료 수요에 따라 확대할 예정입니다.
 
울산=하주화 기자 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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