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사수…금감원·예보 노조, 지방이전 저지 합동대회
"금융 안전망 흔든다"…강제시 9월4일 총파업 경고
"공공 도외시하고 사익만 추구" 비판도
2026-08-24 17:02:28 2026-08-24 18:02:50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이 공동 저지전에 나섰습니다. 금융감독과 예금자 보호 기능이 금융사와 떨어질 경우 금융 안전망이 흔들릴 수 있다며 이전 강행 시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일각에선 공공성이 큰 금감원과 국민의 세금으로 세워진 예보가 사익만 추구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이 2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지방 이전 반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과 예보 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반대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양대 노조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현장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인 이전 추진은 대한민국 금융 안전망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강행 시 총파업과 핵심 전문 인력의 대규모 이탈로 금융시스템 전반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상우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일본 예금보험기구(DICJ), 영국 금융서비스보상제도(FSCS) 등 주요국의 금융안정 기구는 모두 수도나 금융 중심지에 위치해 있다"며 "금융회사의 부실과 위기를 밀착 감시해야 할 파수꾼을 현장에서 이탈시키는 것은 금융산업의 후퇴를 자초하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홍철 한국무역보험공사 노조위원장도 연대사를 통해 "무보가 수출금융의 방파제라면 금감원과 예보는 금융 부실의 방파제"라며 공동 투쟁의 뜻을 밝혔습니다. 한 예보 직원은 타지 이전으로 맞벌이 가정의 육아 부담과 경력 단절 우려가 커져 출산 계획까지 미뤘다며 청년 세대에 희생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습니다.
 
현재 행정안전부는 금융위원회 등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국토교통부는 산하·유관 공공기관 이전을 각각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25일 국무회의에서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안건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2차 이전 논의가 본격화되면 국토부가 담당하는 공공기관의 이전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정부는 2019년까지 10개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153개 공공기관의 1차 지방 이전을 완료했습니다. 내년부터는 수도권에 남은 350여개 공공기관 가운데 선도기관을 중심으로 이전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만 2차 이전의 대상과 규모, 방식, 입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김상우 금감원 노조위원장이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실 산하 공공갈등비서관실 관계자에 지방 이전 반대 의견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양대 노조는 기자회견 뒤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실 산하 공공갈등비서관실에 지방 이전 반대 의견서를 전달했습니다. 서울 잔류나 부분 이전 등 절충안 가능성에 대해 김 위원장은 "쉬이 타협하거나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노조가 서울 잔류를 고수하면서 수도권 중심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행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울 밖으로 본사나 주요 거점을 옮긴 금융기관이 적지 않은 데다 공공기관 역시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정책 목표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이에 대해 예보 노조 관계자는 "보호 대상인 주요 은행 본점 등 금융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모두 지방으로 이전한다면 예보도 따라 움직일 수 있다"며 "일부 기관의 이동을 이유로 금융 안전망 전체를 옮겨야 한다는 것은 현실을 오해한 논리"라고 반박했습니다.
 
금융권의 반발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NH농협지부와 서민금융진흥원,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도 지방 이전 저지 투쟁에 나섰으며, 금융노조는 정부가 이전을 강행할 경우 오는 28일 총력투쟁 결의대회와 내달 4일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습니다.
 
기자회견 현장에 등장한 피켓들. (사진=신수정 기자)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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