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깜짝 성장'에…힘 받는 '8월 금리인상'
2분기 GDP 0.6% 성장…반도체 넘어 비IT까지 회복세 확산
7월 물가 2.8%로 목표 웃돌아…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
2026-08-11 17:39:56 2026-08-11 17:50:10
[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지난해 말 대미 관세부터 올해 초 중동 전쟁까지 경제 하방 요인이 이어졌지만, 인공지능(AI) 대전환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로 한국 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도 목표 수준을 웃도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지난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달 말 연속 인상에 나설지 주목되는 가운데,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례없는 GDP 성장…2차 파급 가능성↑
 
유 부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높은 물가상승률도 지속되는 등 금리 상방 요인이 더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세계 경제를 보면 여러 가지 요인에 이어 이란 전쟁까지 터진 상황에서 금년 약 3% 수준의 낮지 않은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라며 "(국가별 경제 성장세가) 차별화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현재를 '금리인상기'로 규정했습니다. 유 부총재는 "특별한 경기 충격 요인이 없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금리인상기로 판단한 주요 근거로는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7월 소비자물가를 꼽았습니다. 올해 2분기 GDP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경기 회복에 따른 2차 파급 효과로 물가 상방 압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유 부총재는 과거 네 차례의 금리인상기와 비교해 이번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그는 "(지난 1~4기 금리인상기에 비해) 실질 성장률도 빨라졌지만 상대 명목 GDP가 무지 빠르게 확대됐다"며 "명목 소득이 굉장히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내수로 파급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2026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전 분기보다 0.6% 증가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7% 증가한 것으로, 지난 5월 한은이 전망한 0.2%를 약 3배 웃돌았습니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1분기 1.8% 깜짝 성장에 이어 높은 성장세를 지속한 것입니다.
 
부문별로는 건설투자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성장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정보기술(IT) 부문뿐 아니라 비IT 부문에서도 성장세가 나타나면서 경기 회복이 특정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유 부총재는 특정 부문이 경제를 이끄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속도가 빠르다는 지적에 "IT 부문 외에도 생산이나 수출이 늘고 있다"며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그에 따라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기 전에 경제를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통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아울러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분기 기업특성별 무역통계(잠정)'에서도 성장세가 특정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기업 규모별로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의 수출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대기업 수출액은 81.8% 증가한 2060억달러로 집계되며 처음으로 20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금리인상기…과거와 다른 '수요발 물가' 주목
 
유 부총재는 높은 물가상승률도 금리인상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반도체 경기 호조 영향이 인플레이션을 통해서 내수로 파급되면서 물가 압력이 커진다. IT 임금이 오르고 3개월 뒤 서비스 임금, 그다음 서비스 물가가 오른다"며 "7월 물가는 스티키(끈적한 물가 상승)한 모습을 보인다. 전체적으로 보면 성장은 양호하고 물가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고 금융안정 리스크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번에는 물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정도로 높이 올라갈 것이라곤 보지 않는다"면서도 "공급 측면의 유가 충격보다는 경기가 회복되는 데 따른 수요 압력이 근원 인플레이션을 점진적으로 올릴 것이고, 그 폭이 크진 않겠지만 지속성이 있어 그에 따른 통화정책적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습니다. 앞서 두 달간 이어진 3%대 상승률에서는 둔화했지만,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입니다.
 
특히 유 부총재는 이 같은 물가 흐름에서 금리 인상이 금융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한국보다 더 긴 시계의 데이터가 확보된 미국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을 오래 웃돌수록 임금 등 파급 경로가 강화돼 긴축 정책을 펼치더라도 물가 둔화가 더뎌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이 고착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번 달 금통위가 오는 27일 열리는 가운데 유 부총재의 임기는 오는 20일까지입니다. 이날 발언이 8월 금통위의 직접적인 결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은 내부의 경기·물가 판단과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립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11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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