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민낯)③"일매출 280만원 찍어도 수익 제자리"…점주 울리는 '상시 할인'
2025년 주요 행사 건수만 44건…계약내용도 '깜깜이'
2026-08-06 15:40:23 2026-08-06 16:19:29
K-베이커리 신화의 선두에 선 SPC그룹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화려한 해외 진출과 매출 성장의 그늘 뒤에는 가맹점주의 피눈물 나는 비용 부담과 현장 노동자들의 끊이지 않는 위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본지는 연속 보도를 통해 해외·신사업의 재무적 실태부터 가맹점주들이 겪는 불공정한 정산 구조, 그리고 개선 조치 후에도 여전한 공장 잔혹사까지 SPC의 구조적 모순과 상생 및 윤리경영의 현주소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뉴스토마토 차철우·이혜지 기자] SPC그룹 비알코리아(배스킨라빈스·던킨) 가맹점주들이 연중 상시 진행되는 할인 행사로 인해 매출만 늘고 수익은 제자리인 이른바 '뻥매출' 구조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통신사·카드사 제휴 등 무차별적인 프로모션으로 겉보기 매출만 부풀려졌을 뿐, 할인 비용과 부자재·인건비가 점주에게도 전가되며 실질 수익은 악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게 점주들의 주장입니다.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점주 사전 동의 없이 판촉 행사를 강행한 비알코리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행사 다음날은 매출 '뚝'
 
4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배스킨라빈스는 31데이를 비롯해 SK텔레콤·KT 등 통신사 제휴 할인, 해피포인트 적립 및 사용, 자체 애플리케이션(앱) 프로모션 등 다양한 할인 행사를 연중 상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점주들은 할인 행사가 특정 기간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실상 상시적으로 진행되면서 정상가 판매가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배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점주 A씨는 "평소 하루 매출이 150만원인데 행사하면 하루 280만~300만원까지 올라간다"면서도 "그런데 다음 날은 100만원도 못 파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겉으로는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점주가 가져가는 수익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게 A씨의 설명입니다. 그는 "행사를 하면 실제 점주가 가져가는 돈은 정상가 판매와 큰 차이가 없다"며 "부자재비와 인건비가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정상가라면 상품 20개를 팔아 5만원을 남길 수 있지만, 할인 행사를 하면 같은 5만원의 수익을 내려면 30개를 팔아야 수익 구조가 맞춰진다는 겁니다. 
 
할인 행사로 판매량이 늘어나면 아이스크림 컵과 스푼, 포장재 등 부자재 사용량도 함께 증가합니다. 여기에 행사 기간에는 추가 근무 인력이 필요해 인건비도 늘어납니다. 반면 할인 비용 일부는 점주가 부담하면서 판매량 증가가 곧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라는 게 점주들의 설명입니다.
 
<뉴스토마토>가 입수한 2025년 배스킨라빈스 프로모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5년 가맹점이 수행해야 하는 주요 행사 건수만 44건에 달했습니다. 상시 할인인 △통신 3사(SKT·KT·LGU+) 제휴(11건)와 △신용카드·포인트 제휴(7건) 매월 정기적으로 열리는 △간편결제(카카오·토스·네이버페이) 연계 행사(7건) △배라위크, 1+1 등 자체 데이·시즌 프로모션(16건) △모바일 교환권(3건)이 대표적입니다. 점주 입장에서는 365일 상시 제휴 할인이 진행되는 상태에서, 연중 약 208일 동안은 추가 단기·시즌 행사가 계속 겹쳐서 진행됐습니다. 
 
프로모션 유형에 따라 점주 부담 규모도 달라집니다. 증정품 원가를 본사가 100% 지원하는 행사도 있지만, 일부 할인 행사에서는 건당 1819원, 대형 제품 할인 행사에서는 최대 4819원을 점주가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그래픽= 뉴스토마토)
 
점주들 "할인 행사 계약 내용 열람 불가"
 
문제는 점주들이 할인 행사 비용을 함께 부담하면서도 실제 제휴 계약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A씨는 "점주들도 비용을 부담하는 계약인데 정작 계약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며 "본사가 안내한 부담 비율을 믿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비판했습니다. SPC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 매장 점주 B씨는 "행사마다 비율이 다르고, 점주들은 실제 계약 내용을 확인할 수 없어 본사가 설명하는 비율이 맞는지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점주협의회는 관련 계약서 열람을 요구했지만, SPC 측은 대외비를 이유로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알린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와 관련해 SPC 관계자는 "모든 행사 및 제휴의 비용 점포분담율은 행사 시행 전 프로모션별로 개별 POS 공지 및 약정서를 통해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점포의 동의를 묻거나 약정을 체결하고 있다"며 "다만 일부 제휴사가 연계된 프로모션의 경우 경쟁사간 비밀유지조항의 계약 조건으로 인하여 제휴사의 분담비율을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이때도 점포의 분담율 및 분담금액은 명확히 공개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해성 법무법인 도아 변호사는 "가맹본부가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려면 당연히 개별 프로모션별로 프로모션의 내용, 비용 분담 구조 등을 가맹점주에게 공개하고, 동의를 받아 진행해야만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위법한 프로모션이라고 볼 수 있고, 프로모션으로 인해 가맹점주들에게 전가한 비용은 부당이득반환 등이 문제될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일부 점주는 할인 행사 비용 분담뿐 아니라 해피포인트 운영 과정에서도 비용 부담이 발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점주들에 따르면 매장 규모와 이용 실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해피포인트 관련 비용으로 매달 15만~25만원 안팎을 부담하는 곳도 있습니다. 현재 고객이 적립하는 해피포인트 비용 일부를 점주가 부담하는 구조여서, 프로모션 이용이 늘어날수록 부담도 함께 커진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일정 기간 해당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포인트는 소멸되는데, 점주들은 자신들이 부담한 적립 비용은 돌려받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 한 배스킨라빈스 매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점주 동의율과 실제 운영 방식 달라"
 
계약서상 행사 진행을 위한 점주 동의율과 실제 운영 방식이 달랐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연간 동의 제도 도입 이후 개별 행사에 대한 동의 절차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건데요. 점주들은 이 과정에서 기존 계약상 동의 기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점주들에 따르면 기존 계약서에는 점주 동의율이 80%에 달해야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후 SPC 측이 동의율이 70%에 그쳤음에도 행사를 진행했다는 겁니다. 
 
배스킨라빈스와 던킨 점주들은 이 같은 행사 동의 절차가 계약 내용과 다르다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문제를 제기했고, 공정위는 지난 1월 비알코리아가 판촉행사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가맹점주의 사전 동의 없이 행사를 진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1800만원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이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할인 행사, 프로모션 비용 등은 각 프로모션별로 가맹점주들의 개별 동의를 받아 진행해야 한다"며 "가맹본부가 편의를 위해 사전적, 포괄적으로 1년 치 프로모션 진행 포괄 동의 같은 것들을 받은 채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해당 방식은 위법하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스토마토>는 SPC 측에 관련 내용을 질의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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