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룰 전쟁…선호투표제 도입 땐 '정청래 불리'
민주당 최고위서 계류 상태…주말 비상소집 가능성도
TK·경남 유효투표 5% 가중치…계파 간 찬반 공방 가열
김민석 "집단적 자기정치 불과"…정청래 "가끔 정당방위"
2026-07-09 17:44:58 2026-07-09 17:44:58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둔 민주당이 선출 방식으로 내부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선호투표제가 당헌·당규 위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계파 간 후보 유불리 문제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겁니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도입 여부 결론을 낼 방침인데 계파 간 갈등을 넘어 당권주자 당사자들의 신경전으로 이어지는 양상입니다.
 
왼쪽부터 김민석 전 국무총리,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 송영길 의원, 고민정 의원. (사진=뉴시스)
 
8부 능선 넘은 선호투표제…TK·경남에만 가중치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 간사인 이연희 의원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준위 4차 회의 브리핑을 열고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전준위에서 의결했다"며 "최고위원회를 거쳐 당무위원회에 의결되는 절차인데 현재까지는 최고위에서 계류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가급적 (최고위가 예정된 11일) 금요일 결론이 나면 좋다"며 "주말이라도 비상 최고위를 소집해서 (의결)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1~3순위 등 선호 순위를 매겨 투표하는 제도입니다.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당선자가 확정됩니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가 탈락하며, 이 후보가 받은 1순위 표는 2위 후보에게 넘어갑니다. 이 방식은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반복됩니다. 결선투표 없이도 과반 지지를 받는 후보 선출이 가능하다는 점과 약세 후보를 지지하는 유권자 선택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점이 선호투표제 장점이자 특징입니다.
 
이밖에 전준위는 대구·경북(TK)과 경남지역에 한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유효 투표에 5% 가중치를 부여하는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습니다. 민주당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일종의 보정 작업이 들어가는 셈인데, 지난달 3일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유일한 의석을 내준 부산은 빠졌습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뉴스토마토>에 "1인1표제를 처음 시행하는 만큼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가중치 대상 지역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두 번 연속 광역의원 선거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진 곳만 추려 부산은 제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당헌·당규 위반 논란 속 유불리 해석 제각각
 
전준위 계획대로 선호투표제가 도입되면 정청래 전 대표에게 불리하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반대 계파에선 복수 후보가 나오는 만큼 수싸움에서 정 전 대표가 밀린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전당대회에서 선호투표제가 도입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최고위와 당무위 의결을 거치는 동안 당헌·당규 위반 논란을 잠재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준위는 당헌·당규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낸 상탭니다.
 
선호투표제가 당헌·당규에 어긋난다는 지적의 근거는 결선투표제 원칙입니다. 주로 친청(친정청래)계에서 나오는 주장인데, 일례로 이성윤 최고위원은 "당헌·당규상 당대표 선거는 결선투표로 하도록 규정하는데도 전준위에서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결정한 것은 권한 없는 행위로 원천 무효"라고 밝혔습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선 반대 주장을 내놓습니다. 염태영 의원은 "(정) 전 당 대표 측은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의 당무회의 의결까지 마친 사항을, 그리고 전준위의 결정도 끝난 사항을 다시 뒤집고자 한다"며 "이는 오히려 당헌·당규의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맞받았습니다.
 
선호투표제를 둘러싼 계파 간 갈등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당권주자들 사이의 신경전에도 불꽃이 튀었습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호남 일정 중 정 전 대표를 겨냥한 듯 "내란 세력이라 욕만 하면 뭐 하느냐. 선거 지면 끝"이라며 "정당 지지율이 밀리는데 얼마나 망신이냐"고 말했습니다. 선호투표제와 관련해선 "내가 2002년 국민경선을 만들 때 처음 도입했고, 2004년 열린우리당 총선과 직전 이재명 대표 시절의 당대회 등 우리 당의 수많은 선거에서 이미 역사적·법률적으로 문제없이 적용돼 온 제도"라며 "멀쩡하던 룰을 가지고 갑자기 누구에게 불리하고 불공정하다며 시비를 거는 행태는 전형적인 집단적 자기정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정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네거티브하지 않겠다. 상대방 헐뜯고 욕하지도 않겠다"면서도 "가끔 정당방위는 하겠다"고 응수했습니다. 이에 앞서 전날에는 "2대 1, 3대 1로 싸우면 흠씬 두들겨 맞는다. 많이 아프다"며 선호투표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전문가 의견은 갈립니다. 김관옥 시그널 정치연구소장은 "김민석·정청래 2강 구도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선호투표제가 적용돼 특정 후보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다"며 "정 전 대표 측에서 불리한 구도를 만회하기 위해 당대표 후보 숫자를 늘리는 등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피 정도가 심하지 않은 후보에게 유리한 제도라 송영길 의원이 수혜자 될 수도 있다"며 "결선투표제였다면 탈락했을 후보가 선호투표제하에선 예상 밖의 결과를 얻을 여지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선호투표제 원래 취지와는 다르게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거나 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지적까지 받을 수 있다"며 "민심이나 당심을 왜곡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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