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교권보호국 찬반…상해·폭행 2020년 106건→2024년 502건, 법률지원은 0.04%
서이초 이후에도 상해·폭행 5배 급증…경징계 위주 처분 구조
법률지원 0.04%·아동학대 무고 90% 불기소…제도 사각지대
국회 계류 개정안 17건…교원단체 "새 기구보다 법 처리 먼저"
2026-06-22 14:50:39 2026-06-22 15:12:45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촉발한 교권보호국 신설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원단체들은 새 조직 논쟁 이전에 기존 제도가 왜 작동하지 않는지부터 따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22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도서관이 지난해 12월 교육부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교원지위법 등 '교권보호 5법' 개정 이후에도 교육활동 침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학생에 의한 상해·폭행은 2020년 106건에서 2024년 502건으로 5배 가까이 늘었고, 2025년 1학기에만 328건이 발생했습니다.
 
전국교사노동조합원들이 지난 5월1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스승의 날, 감사의 말보다 교육할 수 있는 학교가 필요합니다' 슬로건을 걸고 교사의 삶과 교육을 살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이초 이후에도 상해·폭행 5배…경징계 위주 처분 구조
 
교육활동 침해 건수는 2020년 1197건에서 2023년 505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2024년 4234건, 2025년 1학기 2189건으로 소폭 줄었습니다. 2025년 1학기 기준 침해 유형은 정당한 생활지도에 불응한 의도적 교육활동 방해(26.9%)가 가장 많았고, 모욕·명예훼손(15.1%), 상해·폭행(7.5%)이 뒤를 이었습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처분은 경징계 위주입니다. 2024년 기준 출석 정지와 학급 교체가 1295건으로 가장 많았고, 전학·퇴학은 382건에 그쳤습니다. 보호자 조치는 더 허술합니다. 2025년 1학기 보호자 침해 189건 중 '조치 없음'이 21건, '침해 아님'이 48건이었습니다. 2024년부터 보호자 조치가 법제화됐지만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사실상 없습니다.
 
법률 지원 0.04%·아동학대 무고 90% 불기소
 
피해 교원 보호 조치는 2023년 6699건에서 2025년 1학기 2321건으로 줄었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더욱 드러납니다. 심리상담·특별휴가 위주인 가운데 법률 지원은 2024년 단 2건(0.04%)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55개 교육활동보호센터 이용 건수는 2022년 6만여건에서 2024년 12만여건으로 2배 늘었지만 상담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국회도서관의 지적입니다. 전국 55개 센터의 상주 인력은 356명이었지만 이 중 상담사는 43명, 변호사는 67명에 그쳤습니다. 피해 교원의 법적 지원 수요는 급증하는데 현장 지원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아동학대 무고 문제도 심각합니다. 2023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 교원 대상 아동학대 신고 1439건 중 교육감이 71%(1023건)를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했습니다. 수사가 종결된 674건 중 90%(606건)는 경찰 불입건 또는 검찰 불기소로 끝났습니다. 그러나 무고성 신고를 한 학부모에 대한 처벌은 사실상 없어 반복 신고를 막을 장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당한 생활지도로 판단된 1023건 중 수사가 종결된 674건 외에 349건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교사가 무고성 신고를 당한 뒤 종결까지 상당 기간 법적 불안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 17~19일 전국 교원 29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87.2%가 최근 3년 내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학부모 악성 민원·협박을 경험한 교사도 55.9%에 달했습니다. 교권보호국이 신설되더라도 실질적 권한·예산·인력 없이 형식적 기구로 전락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응답도 69.8%였습니다.
 
설문에서 사안 발생 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법적 보호장치 없이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응답(37.6%)이 가장 많았고, 개인이 혼자 감내(29.6%), 학생과의 분리 불가(19.9%) 순이었습니다. 학교급별로 필요한 지원도 달랐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아동학대 허위신고 대응 지원이, 중학교에서는 침해 학생에 대한 전문적 개입이, 고등학교에서는 악성 민원 기관책임제 도입이 최우선 과제로 꼽혔습니다.
 
교육활동 침해 학생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접근으로는 징계 등 학교 처분 집행의 내실화(67.9%)가 압도적으로 꼽혔고, 학부모와의 공동책임협약(17.9%)이 뒤를 이었습니다.
 
국회 계류 개정안 17건…"새 기구보다 법 처리 먼저"
 
현재 국회에는 교원지위법 개정안 17건이 계류 중입니다. △아동학대 사안 법률 지원 방안 마련 △피해 교원 분리 조치 보완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 면책 근거 △교사 소송 지원 근거 등이 담겨 있습니다. 계류 중인 법안 중에는 교원의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에 대한 면책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과 상해·폭행 등 중대 침해 학생에 대한 긴급조치 근거를 담은 법안도 포함돼 있습니다. 교원단체들이 요구하는 것은 새 조직 신설이 아니라 이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입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이 발표한 설문에서도 교권 보호를 위해 가장 필요한 조치로 아동학대법 개정(매우 필요 78%), 교원 생활교육 권한 법제화(76%), 소송 국가책임제(72%), 악성 민원 기관책임제(6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중대 침해는 계속 늘어나는데 처분은 경징계 위주이고 법률지원은 사실상 전무하며 무고에 대한 제재도 없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교권보호국을 만들어도 같은 결과가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교사들이 고발을 감수하거나 학생 지도를 포기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트리거가 바로 아동학대법의 정서 학대 조항"이라며 "교사들이 공포에 짓눌려 생존 자체에 목메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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