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질병관리청이 확보하려는 코로나19 백신의 양이 고위험군인 고령층의 절반도 채 커버하지 못하는 물량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질병청은 앞선 접종률을 감안해 백신 도입량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감염 전문가는 충분한 백신 확보 등 예방접종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취재를 종합하면 질병청이 2026-2027 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업 개시를 앞두고, 구매 예정인 백신 물량은 약 484만도즈. 이는 2025-2026 절기의 530만 도즈보다 10%가량 감소한 양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만 65세 이상 인구수는 1174만4321명으로, 확보 물량 전체를 예방접종에 써도 접종률은 41.2%에 그칩니다.
또 앞선 2025-2026 절기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자 수는 464만6800여명, 접종률은 42.7%였습니다. 올해 백신을 예방접종에 전부 소진하더라도 작년 접종률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에 질병청은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지난 절기 접종률을 감안해서 가급적 낭비 없이 충분한 접종이 이뤄지도록 인구 대비 42% 정도로 확보해 접종할 예정”이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질병관리청이 2026-2027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업 개시를 앞두고, 구매 예정인 백신 물량이 고위험군인 고령층의 절반도 채 커버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김양균 기자)
2025-2026 절기 전남 지역의 코로나19 접종률은 52%였고, 전북 지역은 49.4%, 충북 지역은 46.2% 등으로 전국 평균 42.7%보다 높았습니다. 당시 접종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백신 동시 접종 2주 만에 백신이 동이 나는 소동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물량은 이보다 더 줄어든 겁니다. 질병청은 “접종률 변동에 따라 부족한 경우 추가 구매를 통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어르신이 코로나19에 취약하다는 점은 이미 여러 국가와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국내 코로나19 입원 건수는 독감보다 약 2배 많고, 입원 진료비도 3배 높았습니다. 작년 9월 국내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가 독감 입원 환자 수의 약 10배이며, 입원 환자의 60% 이상은 고령층이었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 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2024년 일본 코로나19 사망자 수 3만6000여명의 97%가 65세 이상이었고, 80세 이상은 79%였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령별 코로나19 사망은 65~74세의 경우 40세 미만보다 6.7배가 높았습니다. 75~84세는 8.5배가, 85세 이상은 10배 이상 높았습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40% 초반에 그쳐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 80.3%와 대조적입니다. 방역당국이 지금보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더 알리고, 예방을 위한 제도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코로나19 위험성 평가와 관련해 질병청은 “코로나19 표본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6년 5월까지 국내 코로나19 발생은 낮은 수준으로 위험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나, 국내외 발생 현황을 지속 모니터링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의 백신 접근성을 높이고 접종률 향상을 유도하려면 충분한 물량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며 “현재 계획된 물량은 지난해 접종 실적과 인구 구조 변화를 감안했을 때 재검토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및 중증 환자 발생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백신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위험군 대상 접종 독려, 질환 위험성에 대한 교육, 의료 현장과의 긴밀한 협력 등을 통해 예방접종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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