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서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 등과 노 전 대통령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봉하=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역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추도식이 열린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에는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졌습니다. 공식 추도식 시작 시간인 오후 2시 전까지 약 한 시간 동안 부슬비가 내렸지만, 우산과 우비를 챙겨든 시민들은 조용히 자리를 지키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습니다.
봉하마을 메운 2만5000명…여권도 '총출동'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측에 따르면 이날 봉하마을 추도식 참석 인원은 약 2만5000명, 동시 입장 인원은 최대 8000명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날 추도식은 '내 삶의 민주주의, 광장에서 마을로'를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권양숙 여사와 장남 노건호씨 등 유가족을 비롯해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민주당 대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또 노무현재단 임원을 맡고 있는 정세균·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추도식을 함께 했습니다.
(앞줄 왼쪽부터) 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년 추도식이 열리는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주요 후보들도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 등 PK(부산·경남·울산) 지역 후보를 비롯해 민형배 광주전남통합시장 후보도 추도식에 참석했습니다. 또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용남 민주당 후보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도 나란히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이 대통령 "수많은 노무현 다시 태어나"…한명숙 "노무현, 여전히 그리워"
추도식은 국민의례와 내빈 소개, 차성수 노무현재단 이사장 인사말로 시작했습니다. 이어서 이재명 대통령이 추도사를 발표하자 추도식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연신 박수를 보냈습니다.
이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당신께서 떠나신 후 이 땅에는 수많은 '노무현'들이 다시 태어났다"며 "저 역시 그중 한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통령님의 못다 이룬 꿈, 국민주권정부가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기득권의 반발을 두려워하지 않고 반칙과 특권을 걷어내는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2009년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장례위원장을 맡았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도 노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추도사에 담았습니다.
한 전 총리는 "당신이 갈망했던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광장에서 똑똑히 봤다"며 "12·3 내란 당시 총으로 무장한 계엄군에 맞서 국회로 달려갔던 시민들과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낸 시민들이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 꿈꿨던 시민들"이라고 말했습니다.
권양숙 여사가 23일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어 "결국 당신이 뿌린 민주주의의 싹이 자라고 풍성한 숲이 되어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며 "평화를 지키는 것이 곧 민생을 지키는 길이라는 대통령님의 뜻을 다시 되새긴다"고 했습니다. 한 전 총리는 추도사 말미에 권양숙 여사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방문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행사 이후 민주당 지도부도 잇따라 '노무현 정신'을 언급하고,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필승의 의지를 다졌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추도식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노무현 대통령은 가셨지만 수많은 노무현들이 다시 깨어나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광주 영령들이 산 자를 도왔듯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우리 산 자를 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운데)와 민형배 민주당 광주전남통합시장 후보(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고 노무현 대통령 추도식 이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또 "이재명정부가 성공하는 것이 노무현 대통령의 바람이기도 할 것"이라며 "지방선거에서도 반드시 승리해 다시 봉하마을을 찾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의 상징…"정치인들, 노무현 정신 이어가길"
한편 추도식을 찾은 시민들도 노 전 대통령을 '사람 사는 세상'의 상징으로 기억하며 그리움을 표현했습니다.
울산에서 온 A씨(40대 여성)는 "아이들 아빠의 기일과 노 대통령의 기일이 같은 달이라 항상 찾아온다"며 "노 대통령을 늘 좋은 사람, 멋진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 정치인들도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거제에서 온 B씨(50대 남성)는 "노무현 대통령은 평생 존경하는 분"이라며 "돌아가셨을 때 부모님 장례식만큼 울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주의 정신이 우리 사회에 더 널리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수도권에서 온 C씨(30대 여성)도 "노 대통령 추도식에는 처음 참석했다"며 "노 대통령의 서민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지금의 정치권에도 지속적으로 전달되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선 모습.(사진=뉴스토마토)
봉하=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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