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눈’ 떼고 ‘로봇 근육’ 장착…현대모비스의 ‘변신’
램프 사업부 매각 마무리 단계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 구축
2026-05-21 14:48:56 2026-05-21 15:11:37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모비스가 저수익 램프 사업을 정리하고 로봇 관절의 핵심인 ‘액추에이터(로봇 근육)’를 현대차그룹 로봇에 독점 공급하며 ‘피지컬 AI·로보틱스’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과거 내연기관 중심의 방대한 부품 포트폴리오만으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수익성이 낮은 전통적인 하드웨어 사업을 정리하고 고부가가치 미래 사업으로 자원을 집중하려는 전략적 행보입니다.
 
현대차그룹 로봇 전문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옆돌기와 백 텀블링을 연속으로 시연하고 있다.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을 둘러싼 노사 합의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되며 매각 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합의안에는 램프 사업 매각 이후에도 현 재직 직원 100% 고용 승계, 국내 마북·의왕 연구개발(R&D) 거점과 연구 인력 규모 유지, 노조 및 기존 단체협약 유지 등의 조건이 담겼습니다. 
 
매각 이후 국내 공장의 일감 확보도 주요 조건으로 포함됐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최종 매각합의서 체결 전 인수사, 노동조합과 3자 합의를 진행하기로 했으며, 현대모비스와 현대아이에이치엘, 노조는 향후 세부 쟁점을 정리한 뒤 합의문에 서명할 예정입니다. 매각 상대방인 OP모빌리티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자동차 부품 기업으로 전 세계 28개국에 150곳의 생산거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연 매출은 116억5000만유로(약 20조원)에 달합니다.
 
현대모비스가 램프 사업 정리에 나선 배경에는 중국산 저가 공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소프트웨어 투자에 집중하면서 외장 부품의 전략적 가치가 낮아지고 있는 데다, 성능 차별화가 어렵고 차종마다 디자인이 달라 표준화도 힘든 상황입니다. 여기에 중국 부품사들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낮아진 사업을 덜어낸 자리에 현대모비스가 채워 넣은 것은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입니다. 액추에이터는 제어기로부터 신호를 받아 동작을 수행하는 핵심 구동장치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제작하는 재료비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부품입니다. 액추에이터는 모터·감속기·제어부로 구성된 로봇 구동장치로, 현대모비스는 차량 전자식 조향장치와 유사한 기술을 활용해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향후 센서·제어기·로봇 손(핸드그리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현대모비스가 보스턴 다이나믹스에 공급하는 로봇용 액추에이터 컨셉. (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의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양산 시점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공급계약으로 현대모비스는 신사업인 로보틱스 분야에서 첫 고객사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강력한 그룹 내부 수요도 확보했습니다. 올해 아틀라스 생산 물량은 현대차그룹 로보틱스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와 구글 딥마인드에 전량 배정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며, 아틀라스용 액추에이터 매출은 2027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크 자코프스키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틀라스 담당 부사장은 “액추에이터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물리 동작을 구현하는 핵심”이라며 “현대모비스와 협력으로 자동차산업의 비용 경쟁력과 대량생산 역량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은 CES 2026 현대차그룹 미디어데이에서 “로봇 사업은 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룹의 로봇 사업 성공을 돕는 동시에 현대모비스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가져가는 사업”이라며 “현재는 아틀라스 액추에이터에 집중하고 있고, 부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이를 온전하게 대량 양산하는 것이 현대모비스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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