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번쩍 든 아틀라스 ‘운동신경’…천재 로봇의 전신 학습법
‘NG 모읍집’도 공개해 눈길 끌어
아틀라스 ‘전신 물리 지능’ 구현
“만들고 부수고 고친다”는 철학
2026-05-20 14:50:54 2026-05-20 15:08:4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냉장고를 번쩍 들어올리는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성공 장면에 이어 ‘NG 모음집’까지 함께 선보인 이 자신감의 바탕에는 물체의 형태에 맞게 온몸으로 대응하는 ‘전신 물리 지능’과 스스로 행동 방식을 개선해 나가는 ‘강화학습’ 기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지난 18일(현지시각) 자사 유튜브 채널에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냉장고를 통째로 전달하는 영상을 공개한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공개한 영상 속 아틀라스는 상체를 180도 회전시킨 뒤 쭈그려 앉아 소형 냉장고를 번쩍 들어 올려 옆에 대기 중이던 엔지니어 앞에 내려놓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아틀라스가 팔·다리·상체를 총동원해 한 사람이 힘겹게 할 만한 들기 동작을 수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냉장고 옮기기 작업은 단순한 시연이 아니라 제조 현장에서 다루기 어렵고 무거운 물체를 두 사람이 붙어야 할 상황에서도 혼자 처리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 시험으로 설계됐습니다.
 
새로운 아틀라스는 눈(카메라)으로만 물체를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블로그를 통해 기존 로봇들이 카메라 영상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손가락 끝처럼 극히 제한된 부위만 활용하며 가벼운 작업에만 집중된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넘어서는 ‘전신 물리 지능’을 아틀라스에 구현했다고 밝혔습니다. 
 
아틀라스가 냉장고를 내려놓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쉽게 말해, 냉장고는 그냥 눈으로 보면서 손으로만 들 수 있는 게 아니라, 무게를 미리 감지해 몸을 기울이고, 냉장고의 형태에 몸 전체가 맞춰지도록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즉 사람의 고유수용감각과 유사한 방식으로 물체의 상태를 인식하고 동작을 제어합니다.
 
이를 위해 아틀라스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수백만 시간에 달하는 반복 훈련을 거칩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행동 방식을 개선하는 ‘강화학습’ 기법이 활용됩니다. 냉장고의 위치, 무게, 바닥 및 냉장고와의 마찰력, 몸통·팔·손으로 냉장고를 지지하는 자세 등 다양한 변수를 모두 학습 대상으로 삼았으며, 이 같은 적응 능력이 전신 지능의 가장 핵심적인 구성 요소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습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행동 방식을 개선하는 '강화학습' 기법. (사진=보스턴다이내믹스 유튜브 갈무리)
 
학습 과정은 크게 다섯 단계로 구성됩니다. 먼저 원격 조종 시연이나 동작 애니메이션 등으로 기준 동작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목표치로 삼아 잘하면 점수를 주는 보상 체계를 설정합니다. 이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시뮬레이션에서 수백만 시간 동안 훈련을 진행한 다음 실제 로봇에 적용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다시 학습을 개선하는 반복 과정을 거칩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만들고 부수고 고친다(build it, break it, fix it)”는 철학을 AI 중심의 현대적 연구에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NG 영상 공개는 바로 이 철학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시뮬레이션과 실제 환경 사이의 차이를 줄이는 데도 주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습니다. 훈련 중 냉장고 무게·바닥 마찰력·구동장치 출력 등 각종 조건을 무작위로 바꿔가며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동작을 익히도록 했습니다. 냉장고 이동은 22~32kg 하중을 기준으로 훈련됐지만, 실제 테스트에서는 내용물을 채워 45kg 이상이 된 냉장고도 성공적으로 옮겼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공식 블로그에서 “아틀라스의 목표 중 하나는 하루 만에 새로운 동작을 훈련하고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이번 냉장고 이동 시연은 아틀라스가 올해 1월 공개 데뷔한 지 불과 수 주 만에 완성됐으며, 회사 측은 현재 더욱 정교한 기능을 갖춘 차세대 손 부품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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