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0일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 책임을 교사에게 묻는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적용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교조는 이날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체험학습 위축의 본질은 안전요원 부족이나 매뉴얼 문제가 아니라 형사처벌 공포”라며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죄 적용을 제외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선 2023년 전남 목포의 한 유치원 숲체험 중 발생한 사고로 항소심 재판을 받는 교사의 입장문이 대독됐습니다. 앞서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올해 1월 해당 사건의 인솔 담임교사와 기간제 특수교사에게 각각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교사는 입장문을 통해 “아이의 손을 잠시 놓고 모기를 잡고 피를 닦는 찰나에 아이가 시야를 벗어났다”며 “만 3세 유아가 7분 만에 숲체험 장소를 벗어나 왕복 4차선 도로를 건너 바닷가까지 갔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교사로서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은 평생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른 교사들이 저와 같은 일을 겪게 되는 건 더욱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전교조는 2022년 속초 체험학습 사망사고와 목포 사건 판결 이후 학교에서 체험학습 취소·축소가 빠르게 확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승혁 전교조 부위원장은 “교사들은 체험학습을 준비하면서 사전답사와 안전교육, 이동 동선 점검 등 수많은 안전조치를 하고 있지만, 사고가 나면 결국 ‘왜 막지 못했느냐’는 질문과 함께 피의자가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교육 활동을 교사 개인의 형사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지연 전교조 부위원장은 “체험학습뿐 아니라 체육수업·실험실습·놀이활동 등 모든 교육활동이 형사처벌 위험과 연결될 수 있다”며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고의가 없는 한 형법 268조의 족쇄를 풀어주는 게 공교육 정상화의 유일한 길”이라고 했습니다. 교육부를 향해선 “안전요원 확대나 매뉴얼 보완 같은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 교사가 형사처벌 공포 없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보호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이 20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현장체험학습 위축의 근본대책방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전교조)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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