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된 수도권 후보자 10명 중 3명은 범죄 전력이 있거나 최근 5년 내 본인 또는 가족이 세금을 체납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유권자의 선택권이 사라진 무투표 선거구가 도덕적 결함이 있는 후보들의 무혈입성 통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6·3 지방선거를 보름 앞둔 19일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선거 홍보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누리집을 통해 9회 지방선거의 수도권 무투표 당선자를 확인해 봤더니 모두 223명이었습니다. 선관위는 선거구 의원 정수와 출마자 수가 같을 때 투표 없이 당선 처리합니다.
223명 가운데 31.8%에 해당하는 71명은 전과 이력이나 체납 내역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31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28명, 인천은 12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43명, 국민의힘 28명입니다. 전과와 체납이 모두 있는 경우도 5명(2.2%)입니다. 서울 4명, 인천 1명입니다.
실제로 6·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기초단체장 후보 1명, 지역구 광역의원 후보 10명, 지역구 기초의원 후보 65명, 비례대표 기초의원 후보 9명까지 모두 85명이 무투표로 당선을 확정지었습니다. 여기서 전과·체납 이력이 있는 후보는 모두 31명(36.5%)이었습니다. 지역구 광역 4명, 지역구 기초 26명, 비례 기초 1명입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19명, 국민의힘 11명입니다.
경기도는 가장 숫자가 많은 만큼 이력도 화려합니다. 양주시 '가'선거구에 출마한 정현호 국민의힘 후보는 전과 5범입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음주와 무면허 운전으로 4번 처벌받았고, 2017년에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처벌됐습니다.
성남시에는 폭력 전과로 징역형을 받은 후보가 둘이나 있습니다. 성남시 '카'선거구에 출마한 정봉규 국민의힘 후보는 폭력 전과 4범입니다. 2007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집단·흉기 등 상해)으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습니다. 특히 1999년부터 2001년까지 3건의 폭력 전과가 더 확인되는데,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학교폭력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성남시 '나'선거구 이상호 국민의힘 후보는 2004년 부동산실명법 위반과 2008년 폭처법상 집단·흉기 등 상해 혐의로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에 처해졌습니다.
지난 2월11일 원내 야4당 대표들이 국회에 '무투표 당선 방지법안, 비례대표 봉쇄조항 삭제법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직계 가족의 1000만원 이상 체납도 2건이나 됩니다. 용인시 '아'선거구의 장정순 민주당 후보는 최근 5년 동안 1231만2000원을 체납한 이력이 있습니다. 차남의 소득세 1208만2000원과 본인 재산세 23만원 등입니다. 광주시 '다'선거구의 황소제 민주당 후보는 배우자가 소득세 4476만9000원을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무투표 당선자가 가장 많은 건 서울입니다. 지역구 광역 4명, 지역구 기초 92명, 비례 기초 12명까지 모두 108명이 투표를 치르지 않고도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이 가운데 28명(26%)이 전과·체납 이력이 있는데 광역 1명, 지역 기초 25명, 비례 기초 2명입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17명, 국민의힘 11명입니다.
강북구 '라'선거구 김민섭 국민의힘 후보는 전과 3범입니다. 1994년 방문판매법 위반, 2006년 건축법 위반, 2011년 재물손괴죄로 모두 벌금형에 처해졌습니다. 그는 본인의 재산세 375만6000원을 체납한 이력까지 있습니다. 서대문구 '라'선거구 이종석 민주당 후보도 10년씩 터울로 3건의 전과가 있습니다. 2003년 도로교통법 위반, 2013년 음주운전, 2023년 사기죄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인천은 지역구 광역 2명, 지역구 기초 19명, 비례 기초 9명까지 모두 30명이 무투표로 당선됐습니다. 이 가운데 지역구 광역 1명, 지역구 기초 6명, 비례 기초 5명 등 모두 12명(40%)이 전과·체납 이력이 있습니다. 정당별로는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입니다.
특히 인천엔 음주·무면허 전과자가 많습니다. 부평구 6선거구의 박종혁 민주당 후보가 2016년 음주운전, 계양구 '다'선거구의 이상호 국민의힘 후보가 2010년·2012년 두 번의 음주운전, 부평구 '다'선거구 김보식 민주당 후보가 2007년 음주운전, 서구 비례 홍육례 민주당 후보가 2005년 무면허운전으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도형 청운대 초빙교수는 "다양성을 위해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한 기초의원 선거구조차 양당이 독식하고 있다"며 "정치의 극단화가 초래한 현실이 시민의 검증, 선택권조차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정치 극단화, 민주주의 후퇴가 진행되고 있다"며 "민주적 다양성 확보를 위한 진지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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