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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기업은행(024110) 포트폴리오 편중이 심화되고 있다. 국책은행으로서 생산적 금융을 강화하고 있으나, 구조적 한계 탓에 비중이 쏠린 채 몸집을 불리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 중 전략산업 중심으로 적극 확대하고 있으나, 신용대출 비중이 늘어나고 연체율도 상승하는 등 문제점이 명확하다.
(사진=기업은행)
중소기업대출 확대…정부 기조 발맞춰
12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업은행의 총대출은 317조8810억원이다. 지난해 말 총대출 잔액인 315조6230억원에서 2조2580억원 증가했다. 특히 이 중 중소기업대출은 264조2440억원으로 같은 기간 2조3650억원 확대됐다. 3개월 만에 0.9% 성장률을 기록한 셈이다.
전체 대출 잔액에서 중소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비중은 전체의 83.1%에 달한다. 전년 동기 82.5%에 비해 0.6%p 비중을 키웠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도 14%에서 13.6%로 줄였다. 금융당국과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와 주택담보대출 축소 기조에 적극적으로 발을 맞추고 있는 모양새다.
중소기업대출 시장 점유율도 높였다. 1분기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은 24.4%다. 전년 동기 24.18%에서 0.22%p 올랐다. 은행권 전체가 중소기업대출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심화됐음에도 성과를 거뒀다.
기업은행은 IBK형 생산적 금융을 공급하면서 정책금융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해 30-300 프로젝트를 천명하고 오는 2030년까지 300조원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장민영 기업은행장은 취임 당시 생산적 금융을 동력으로 AI, 반도체, 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과 혁신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분기별 중소기업대출 성장률도 6월부터 급등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생산적 금융을 강조한 2분기,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 분기별 대출 중 가장 큰 폭으로, 전 분기 대비 1.89% 성장률을 보였으며, 이후에도 0.7% 수준을 유지하면서 확대했다.
편중 현상 '심화'…"대출 경쟁 부작용 없애야"
중소기업대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구조적 한계도 있다. 자금이 한 방향으로 흐른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첨단 전략산업 위주로 자금이 움직이다보니, 기타 산업으로는 자금 공급이 줄어들었다.
기업은행의 대출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대출 잔액별 구성에서 제조업의 규모와 비중이 증가한 반면 대다수의 업종의 성장은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이다. 기업은행이 일부 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전략산업 확대와 공단 대출을 중심으로 한 성장 영향이다.
특히 제조업 내에서도 금속과 전자, 전기기계, 통신기기의 비중이 전년 말 대비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의 변동 폭도 크다. 1년 동안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중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인 업종은 전기·가스업으로 45.23%에 달했다. 보건·사회복지 업종이 9.9%, 정보통신업 8.08%, 전문 과학 기술이 7.95%로 뒤를 이었다. 해당 산업 이외에는 부동산업이 11%의 성장률을 보여 업종 중 두 번째로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특히 제조업 자체적으로도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보다 대출 등 외부 조달의 비중이 큰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업권 관계자는 "은행업권 내에서 중소기업대출 증대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없으려면 기업 신용도 등에 대한 검토가 철저해야 할 것"이라며 "자금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업권 전반적으로 편중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편중된 포트폴리오로 중기대출을 키우고 있는 데다 신용대출 비중도 늘렸다. 담보대출이 비교적 안정적인 대출로 꼽히는데, 1분기 중소기업대출 중 신용대출 비중은 16.6%로 전년 동기 16.1%에 비해 0.5p% 늘었다. 같은 기간 담보대출이 0.2%p 증가한 데 비해 증가 폭이 크다.
연체율도 상승세다. 1분기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95%로 전년 말 0.89%에 비해 비교적 빠르게 올랐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이 0.61%에서 0.58%로 개선됐으나, 기업대출 연체율이 0.91%에서 0.98%로 단기간에 상승한 탓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공단 대출 공급 지원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제조업 업종 대출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현재 중소기업 연체에 대응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지는 않으나, 시스템 적으로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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