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창업 이후 성장 단계에서 기업이 제대로 커지지 못하는 '구조적 병목'과 수도권 쏠림에 따른 지역 격차 문제가 창업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창업 지원이 양적 확대에 머무르면서 성장으로 이어지는 정책 설계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7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2026년 제2차 중소기업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기중앙회,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기업가정신학회,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는 '창업을 넘어 성장으로: 참여형 창업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을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제는 일자리를 주는 방식에서 만드는 방식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길 때이며, 그 전환의 중심에 창업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두의 창업이 스타트업의 시작을 맡았다면, 이제는 스케일업 정책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창업 수 중심 정책의 한계와 성장 전환 필요성
이날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창업정책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첫번째 발표에서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은 국가창업시대의 국정과제와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 이사장은 "저성장·고령화·수도권 집중·벤처투자 위축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창업과 벤처가 국가 성장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과 창업도시 조성 등을 통해 창업-성장-투자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진 발표에서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는 혁신창업 생태계 강국을 향한 과제와 온 국민 전 지역의 창업에 관해서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창업정책이 양적 확대 중심 구조에서 한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투자 규모와 질적 수준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신산업 선도 딥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제언했습니다. 또한 "창업기업 수 확대에서 벗어나 시장 진입, 자금 조달, 인재 확보 등 성장 단계 병목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은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격차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정 연구위원은 "벤처기업과 액셀러레이터(AC) 등 핵심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되며 지역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역 창업생태계는 창업 기반 확대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창업이 성장과 정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충분히 형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 연구위원은 "지역 대학의 참여 확대, AC·벤처캐피털(VC)의 지역 정착 유도, 실증–조달–판로 연계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지역 격차 해소와 스케일업 중심 생태계 구축
종합토론에서는 창업정책의 기준을 '창업 수'에서 '성장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습니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국내 창업정책은 그동안 신생기업의 생성과 공급을 뒷받침하며 창업기업 수 확대에 기여했지만, 이제는 많이 창업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창업정책은 창업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지속적인 매출, 시장 확대,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도록 설계돼야 한다"며 "현행 기능별·소액 지원 중심의 창업지원 체계를 모듈형·패키지형으로 재설계하고, 창업기업이 고성장기업과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창업정책과 중소기업 정책 간 연결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영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연구소장은 기업가 정신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김 소장은 "창업생태계의 주역이자 핵심 동력은 결국 기업가와 기업가 정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광역권 중심으로 벤처창업과 성장이 본격화하도록 중앙과 지방 정부의 역할, 권한과 책임 등을 새롭게 정의하고 광역 단위 경제권에서 경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여건을 조성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민간 투자와 성장 구조의 연계 필요성도 제기됐습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창업 정책이 스케일업 성공률 제고와 민간 투자 중심 전환의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창업 이후 성장경로 설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성장 단계까지 이어지는 정책 설계의 중요성을 짚었습니다.
대학과 지역 생태계의 역할도 논의됐습니다. 백강 국립한밭대 교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 체계)로 지자체와 대학 간의 협력적 거버넌스를 공고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학이 경험 중심의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인재들이 지역 내 스타트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매개체가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KOSI 2차 중소기업 정책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왼쪽 다섯번째부터 한성숙 중기부 장관, 조주현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원장)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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