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인력감축-중소사 줄폐업…생사기로 선 건설업계
2026-04-17 16:03:45 2026-04-17 16:03:4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건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업계 전반에 구조 변화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들은 임직원 수를 줄이며 비용 절감에 나서는 한편, 한계 상황에 몰린 중소 업체들은 잇따라 간판을 내리고 있습니다. 수년간 누적된 공사비 상승 부담에 더해 대외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의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각사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2025년 말 기준 임직원 수는 총 4만937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 말(5만2233명)보다 2863명(5.5%) 감소한 규모입니다. SK에코플랜트를 제외한 9개 건설사가 모두 인력을 줄이며 전반적인 축소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감소 폭은 DL이앤씨가 847명으로 가장 컸고, 현대엔지니어링 635명, GS건설 487명, 대우건설 357명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롯데건설과 현대건설도 각각 266명, 247명 줄었으며, 포스코이앤씨(111명), 삼성물산 건설부문(105명), IPARK현대산업개발(67명) 역시 인원을 줄였습니다. 특히 기간제 근로자를 중심으로 한 감축이 두드러지면서 현장 인력 공동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력 감소는 단순한 규모 축소를 넘어 조직 구조 전반의 재편으로 확산하는 양상입니다. 롯데건설은 장기근속자와 임금피크 대상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기본급 30개월분과 별도의 위로금을 제시하는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지난해 말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고, 포스코이앤씨 역시 지난해 임원 조직을 약 20% 축소하는 등 조직 슬림화에 나섰습니다. 신규 채용 역시 전반적으로 쪼그라들어, 상반기 정기 신입 공채를 예고한 대형사는 일부에 그쳤습니다. 대다수 건설사들이 경력직·계약직 위주의 제한적 채용으로 전환하면서 건설 분야 취업 문도 좁아지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 (사진=뉴시스)
 
중소 건설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통상 건설업 폐업 신고는 공사 현장이 줄어드는 겨울에 집중되고 봄부터 감소하는 계절적 패턴을 보이지만, 올해는 1월 416건, 2월 327건으로 줄다가 3월에 되레 345건으로 반등했습니다. 폐업 사유의 88%가 '사업 포기'로 집계됐습니다.특히 전문건설업체 비중이 높아 원도급사의 수주 감소가 하도급 업체로 이어지는 구조적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입니다. 공사 물량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업체들은 사업 지속이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여기에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인한 원자재 수급 불안까지 겹치며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페인트, PVC, 단열재 등 주요 마감 자재의 가격 인상과 납품 지연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현장 공사비 상승 압박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자재수급지수는 지난달 74.3으로 한 달 사이 전월 대비 16.7포인트 하락했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경기실사지수(CBSI) 역시 67.8에 머물며 업황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별 융자 지원 및 주택 분양 보증과 정비사업 자금 대출 보증 수수료 인하 등 대응책이 나오고 있지만, 단기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고금리 기조와 공사비 상승, 수주 감소가 맞물린 상황에서 건설사들의 보수적 경영 기조와 구조조정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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