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금주 기자] 정부가 공짜노동을 유발하는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관련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우선 행정지침으로 현장 감독과 인식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2월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는 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발표하며, 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포괄임금 금지는 현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로, 노사정이 지난해 12월 30일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에 합의하고 노사정 공동선언·로드맵을 추진한 데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이번 지침은 그간 판례 중심으로 판단돼 온 근로시간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한 것이 핵심입니다. 한진선 임금근로시간 정책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근로자가 실제 근로 시간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이나 야간·휴일 근로수당을 산정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기본 지침을 명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용자가 지켜야 할 주요 원칙으로는 △실제 근로시간에 상응하는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지급 △정액급제(기본급과 제 수당 구분 X)·정액수당제(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구분 X) 지양 △고정OT(초과근로 시간과 무관하게 수당 고정)가 실제 근로시간을 반영하지 못할 경우 차액 지급 등이 제시됐습니다.
다만 이번 지침은 법적 강제력이 있는 법안이 아닌 만큼, 이를 근거로 직접 처벌할 수는 없습니다. 한 과장은 "법이 아니라 정액급제·정액수당제 약정했다고 해서 처벌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현행법상 의무인 임금대장·임금명세서 작성 규정을 안 지키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동부는 현행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방침입니다. 예컨대 정액급제·정액수당제 약정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약정된 연장근로수당이 실제 연장근로시간을 반영하지 못할 때 차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임금체불로 간주해 처벌할 수 있습니다.
근로시간 기록·관리 감독 및 지원도 강화합니다. 임금대장과 임금명세서 작성 여부를 집중 점검하고, 사업주의 관리 책임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한 과장은 "포괄임금이 오남용되는 부분이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 변동성이 있는 시간이라 이 시간에 대해서만큼은 정확하게 기록하자는 것"이라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 사업주의 책임 강화하자는 뜻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여력이 부족한 기업을 위한 지원책과 익명 신고제도 등 사각지대 보완도 병행됩니다. 제도개선 의지가 있는 사업장에 포괄 임금 개선 컨설팅과 민간 HR 플랫폼 지원 사업 등을 연계하는 등 임금체계 개선을 지원합니다. 또 '포괄임금·고정OT 오남용 익명신고센터'를 운영해 의심 사업장을 선별하고 감독을 강화합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도 지침 마련을 계기로 노사는 입법 전이라도 공짜 노동이라는 불공정한 노동 관행을 시정해 달라"며 "정부 또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를 위한 건설업계 등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윤금주 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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