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기자] 지난해 시작된 막걸리 열풍과 함께
국순당(043650)은 올해 고성장을 지속했다. 하지만 상반기 거셌던 국순당의 상승가는 하반기 크게 둔화되는 양상을 보여 향후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국순당이 예상하는 올해 총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1000억원 수준이다.
올 3분기까지 매출은 768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총 매출액 548억원을 넘어섰다. 3분기까지 분기당 평균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만큼 올 전체 매출액 1000억원 돌파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순당의 매출 1000억원 돌파는 지난 2004년 이후 6년 만의 일로 지난 2008년 매출이 541억까지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던 국순당은 막걸리열풍의 최대 수혜를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국순당의 올해 고성장의 일등공신은 단연 막걸리다. 국순당의 전체 매출에서 막걸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8년까진 1%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50%까지 늘어나며 대표 브랜드인 백세주를 제치고 매출 1위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따라 국순당의 막걸리 매출도 2008년 5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86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매출 6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
국순당의 막걸리 시장점유율도 올 1분기 14.4%에서 3분기 18.8%로 늘어나며 업계 1위인 서울탁주와 양강 구도를 굳혔다.
국순당 관계자는 "그 동안은 백세주 하나로 회사를 지탱해왔지만 올해는 막걸리의 폭발적인 성장세로 백세주와 막걸리의 쌍끌이 체제로 변화했다"며 "내년 막걸리 매출을 900억원 이상으로 늘리고 시장점유율 역시 2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국순당이 올해와 같은 고성장을 이어가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국순당의 매출 신장을 이끌었던 막걸리 열풍이 올 하반기 들어 시들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막걸리 출하량과 생산량, 대형마트의 막걸리 매출 신장률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막걸리 출하량은 지난 5월 3만3997㎘에서 8월 2만8621㎘, 10월에는 2만8104㎘로 후퇴했다.
3분기의 경우 막걸리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전분기 대비로는 8% 감소해, 여름성수기를 맞아 판매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던 관련 업계를 당혹하게 했다.
막걸리 생산량 역시 지난 5월 3만3315㎘에서 8월 2만8567㎘, 10월에는 2만7417㎘를 기록해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의 막걸리 매출 신장률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636%를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296.5%, 3분기에는 79.7%에 그쳤다.
국순당의 막걸리 매출도 하락세를 보여 2분기 169억원이었던 막걸리 매출은 3분기 158억으로 6.8% 감소했다.
4분기 매출 전망 역시 그다지 밝지 못하다. 국순당은 10월 가을 산행시즌을 맞아 막걸리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매출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 효과로 인한 4분기 판매량 증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잦은 송년모임이 이어지는 연말은 주류업계의 가장 큰 성수기로 국순당 역시 이 같은 계절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막걸리의 경우 추운 날씨에는 오히려 수요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 연말 모임이 막걸리 소비 증가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와인의 인기 회복 역시 향후 변수로 꼽힌다.
막걸리 열풍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와인 역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내년 저렴하고 질 좋은 유럽산 와인이 들어올 경우 막걸리 인구가 와인으로 이동하며 막걸리 인기 하락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며 "막걸리의 인기 하락은 최근 횡성공장을 증설하며 생산량을 늘린 국순당에겐 커다란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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