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패션뷰티 관세경보)③원료 수급·수출길 '비상'…공급망 대란 오나
섬유 수출 5년 연속 하락세에 원재료 부담까지 확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물류비 할증 부과…수출 '난항'
2026-04-01 06:00:00 2026-04-0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3월 30일 17: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는 무역법 122조로 옮겨갔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150일간 한시적으로 10%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 그러나 최근 무역법 301조 조사까지 본격화되면서, 결과에 따라 관세가 다시 조정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4월 이후 고관세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관세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고충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유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물류비 부담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IB토마토>는 이 같은 대외 변수 속에서 패션·뷰티업계의 동향과 향후 대응 방안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글로벌 관세 부담과 미국의 이란 침공으로 발발한 중동전쟁 여파로 물류비 인상은 물론 패션뷰티업계가 원재료 공급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섬유와 화장품, 화장품 용기에도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온 나프타와 바세린 등을 원료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중동 외 지역에서도 원유가 생산되지만, 품질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기존 국내 정제 설비에 곧바로 투입하기 어렵다는 점도 변수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수출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서울 명동거리 옷 가게에서 옷을 고르는 시민. (사진=연합뉴스)
 
석유 의존도 높은 전방 산업 원가 비상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전쟁 장기화로 정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비닐·플라스틱 등 생활 필수 소재뿐 아니라 다양한 전방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특히 석유를 축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원료들이 섬유와 화장품, 화장품 용기 생산에도 사용되고 있다.
 
섬유화학 산업은 주로 석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열분해 후 얻은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톨루엔, 크실렌 등의 기초 유분을 원료로 사용한다. 이 기초 유분들이 중간 원료(TPA, DMT, CPL 등)로 전환된 후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아크릴 등 합성섬유가 생산된다.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미네랄 오일이나 바세린 원료로 쓰이는 페트롤라툼 등도 석유 정제 과정에서 얻어지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소비 위축과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정책 속에서도 K-뷰티는 지난해에도 수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섬유 수출액은 지난 2021년 이후 매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128억달러에 이르렀던 수출액은 2022년 123억달러, 2023년 109억달러, 2024년 105억달러, 2025년 97억달러로 감소했다. 특히 트럼프 관세가 적용됐던 2024년 이후 지난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8억 달러 감소하면서 지난 2023년 감소폭(14억 달러) 이후 최근 5년 중 두 번째로 많이 줄었다.
 
관세로 인한 미국 수출 비용 증가와 한국 섬유의 경쟁력 감소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산업통상부 무역위원회(KTC)는 한국섬유 가격이 1.5배 상승하면서 미국 시장 내에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는 섬유·의복제품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 EBSI를 73.9로 수출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EBSI는 수출실적 50만 달러 이상인 회원사 2000곳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로, 해당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들의 부담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섬유·의복제품은 원부자재 수급·조달과 수입규제, 통상마찰, 물류비용 상승 등 설비가동률을 제외한 모든 요인이 애로사항이 발생하고 있다. 수출단가와 제조원가 역시 75.2, 66.9를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과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화장품을 포함한 생활용품 EBSI는 65.8로 섬유·의복 제품 보다 낮은 수준이다. 모든 항목에서 전 분기 대비 수치가 악화된 가운데 국제물류(40.1) 부담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이관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EBSI 지수는 100을 넘어설 때 긍정적으로 해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고관세 부담과 수입 규제·통상 마찰 부문에서 수출 기업들이 체감하는 부담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 비용 등도 부담 요소로 보이지만, 해당 지표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통계를 낸 주관적 지표라는 점을 고려해야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중동 수출길 막히고 물류비 할증 '이중고'
 
호르무즈 해협의 운행제약 장기화 여부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 증가뿐만 아니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원료 공급 차질과 도입 비용 상승이 더해져 수급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이란의 '대리 세력' 예멘 후티 반군이 공식 참전하는 등 이란 전쟁이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도 다시 급등하는 모습이다. 블름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30일 오전 8시15분 현재 전장 대비 2.2% 오른 배럴당 115.0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배럴당 102.03달러로 전장보다 2.4% 올랐다.
 
중동향 수출길이 막히면서 기업의 부담은 과중되고 있다. 정청하 삼영익스프레스 이사는 한국무역협회를 통해 "중동으로 수출 또는 수출 계획이 있는 중소수출업체는 이번 이란사태로 목적지까지 해상운송서비스가 중단되고, 해상운송 중인 화물은 선사가 일방적으로 목적항이 아닌 인근 항구에 화물을 하역을 할 지, 하역을 하지 않은 상태로 회항을 할 지에 대해 선사의 결정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화물이 목적항이 아닌 인근 항구에 하역할 경우 현지 육상운송을 통해 목적지까지 화물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선사는 전쟁위험추가할증료(war risk surcharge)를 일방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실정으로, 인근 항구에 하역된 화물은 현지 육상운송을 통해 보내려면 예상하지 못한 비용을 현지에서 지불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수출 기업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상호관세가 적용된 시점부터 수출 중소기업들은 정부를 대상으로 △수출국 다변화 추진을 위한 비용 부담 △물류·자금 지원 등 경영애로 △품목관세 대상 여부 확인 및 함량가치 산정 애로 △소액소포 면세제도 폐지 등 다양한 현장 애로 등 완화를 건의해 온 바 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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