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없는 '5부제'에 지방 '비명'
공공차량 150만대…하루 3000배럴 절감 기대
예외 기준 엄격…지방·장거리 통근자 불편 가중
미이행 시 징계까지…실효성·현실성 논란 확대
2026-03-26 16:12:25 2026-03-26 16:41:47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정부가 원유 수급 불안 대응책으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의무화했습니다. 약 150만대 차량에 적용돼 하루 3000배럴 절감 효과가 기대되지만, 엄격한 예외 기준으로 장거리 통근자 불편과 정책 실효성 논란이 제기됩니다.
 
26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부터 전기차와 수소차를 제외한 공공부문 승용차 5부제를 시행했습니다. 원유 자원안보 위기 '주의' 단계 대응 계획의 일환입니다. 기후부는 5부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공공기관에는 경고 조치하고, 4차례 이상 부제를 어긴 직원은 징계를 요청할 방침입니다.
 
다만 정부는 부제(部制, 자동차 운행 제한 규칙)에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대중교통 열악 지역 또는 장거리(30㎞이상) 출퇴근 차량, 대중교통 미운행 시간에 출퇴근하는 차량도 예외입니다. 여기서 대중교통 열악 지역은 출퇴근 시 대중교통 배차 간격이 초과하는 경우(모든 노선 기준)입니다.
 
문제는 예외 인정 범위가 좁아 대중교통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으로 갈수록 출퇴근 어려움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을지(면·읍·리)에 근무하는 교사 A씨는 "집 근처에 배차 간격이 20분인 버스가 한 대 있어서 예외 적용이 안 된다"며 "이 버스를 타면 환승을 두 번 하고 돌아가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부산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B씨도 "집과 근무지가 왕복 50㎞에 달하고 대중교통도 환승을 많이 해야 해 자차 통근이 사실상 필수"라며 "자차로 50분 걸리는 출근 시간이 1시간 40분까지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경남 한 기초지자체 공무원 C씨는 "향후 근무지 이동이 예상돼 미리 경남 창원으로 이사했는데 난감하다"며 "경남은 근무지 범위가 넓고 도시철도 부재 등 대중교통도 열악해 고민"이라고 전했습니다.
 
결국 택시 출근을 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주 혁신도시에서 근무하는 D씨는 "대중교통이 미비해 출퇴근 시 차량 운행이 필수적인데, 차량 5부제로 주 1회는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공기업에 근무하는 E씨는 "지방으로 강제 이전시켜 놓고 차량 5부제를 위반 시 징계를 준다는 것은 너무하다"며 "지방이 다 서울 같은 줄 아느냐"고 반발했습니다.
 
대안으로 과거 코로나19 사태 때처럼 재택근무 활성화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기후부 관계자는 "현재 재택근무는 현재 고려치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는 차량 5부제가 주는 메시지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 교수는 "차량 5부제 자체는 선진국형 제도는 아니고, 실효성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지금이 에너지 위기 상황이라는 메시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예외 조항의 사각으로 불편을 겪는 사례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차차 보완해 나아가야 할 일"이라고 했습니다.
 
중동 사태로 원유 수급 불안으로 공공 부문에 대한 승용차 5부제(요일제)가 시행된 지난 2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구청 주차장 입구에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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