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엘리베이터, 쉰들러에 '51억 청구서' 받아…20년 악연 현재진행형
정부 상대 패소로 경영권 위협 약화됐으나
현대엘리베이터 상대 주주대표소송 비용 청구
현대 “증빙 조작” vs 쉰들러 “적대적 태도” 갈등 지속
2026-03-26 15:04:03 2026-03-26 16:08:20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스위스 승강기 기업 쉰들러홀딩아게(이하 쉰들러)와 현대엘리베이터의 해묵은 갈등이 본안 소송 비용 정산을 둘러싼 법정 공방으로 번지며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쉰들러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완패하며 경영권 위협 동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현대엘리베이터를 향한 법적 공세는 멈추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소송비용 상환청구 소송을 제기해 심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쉰들러는 과거 제기한 주주대표소송 승소로 현대엘리베이터가 약 2700억원(지연이자 포함)의 실익을 얻었으므로, 상법 제405조에 따라 소송 비용 51억원을 회사가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해당 법 조항은 주주대표소송에서 승소한 주주가 회사에 대해 소송 비용 및 그밖에 소송으로 인해 지출한 비용 중 상당한 금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소송 비용을 지급한 회사는 이사 또는 감사에 대해 구상권이 있습니다.
 
과거 현대그룹의 '백기사'로 등장했던 쉰들러는 2014년 주주대표소송을 기점으로 적대적 관계로 돌아섰습니다. 이후 유상증자 참여 거부와 지분 희석, ISDS 제기 등으로 부딪히다가, 지난 14일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주며 쉰들러가 위축됐습니다. 이로 인해 쉰들러가 정부에 물어줘야 할 소송 비용만 96억원에 달합니다.
 
정부를 상대로 한 거시적 공방에서 패한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한 비용 청구 소송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면, 피고인 현대엘리베이터 측 대리인은 쉰들러가 제출한 증빙 서류의 음영 처리(마스킹)를 문제 삼으며 "조작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극도로 날 선 반응을 보입니다.
 
 
현대 측은 51억원의 청구액 속에 주주대표소송과 무관한 자문료가 포함됐을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원고인 쉰들러 측은 "10년 소송의 방대한 기록을 유형별로 제출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회사가 막대한 이익을 얻고도 주주에게 적대적"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좀 더 상세한 소명자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쉰들러 측에 업무 내역과 소송 간의 '직관적 관련성'을 입증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쉰들러 측은 10년 넘게 이어진 장기 소송의 특성상 방대한 자료를 일일이 분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본안에 앞선 '소송비용 담보제공 신청'에선 현대엘리베이터가 인용 결정을 끌어내며 기선을 제압했습니다. 이에 따라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소송 비용 보전을 위해 법원에 공탁금을 낸 상태입니다. 이는 외국 법인인 원고가 패소할 경우 피고의 소송 비용 회수권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이번 소송은 양사의 오래된 경영권 갈등 외에도 주주대표소송 승소 이후 주주가 회사로부터 보전받을 수 있는 비용의 범위와 입증 수준에 관한 자본시장의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입니다. 양측은 각각 김앤장 법률사무소(쉰들러)와 법무법인 화우(현대엘리베이터) 등 대형 로펌을 선임해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