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도 늘어난 반도체 수요…삼성·SK 생산라인 확대
빅테크 AI 경쟁에…메모리 병목으로
수요 증가, 공급 부족에…투자 확대
반도체, 중동 리스크에도 ‘고공행진’
2026-03-25 12:19:31 2026-03-25 14:35:58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라인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내 주요 산업군 전반에서 우려가 확산하는 와중에도 투자를 가속하는 모습입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줄지어 데이터센터 착공에 나서는 등 경쟁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에 나서면서 메모리 수요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공급사들의 시설 투자 기조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4E를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국내 대표 반도체 업계가 본격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AI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해 110조원 규모의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하기로 하는 한편, 경기 평택 P4의 공사 일정을 최적화하는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으로,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업계 내 확고한 위상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초격차를 유지하겠다”고 한 바 있습니다.
 
SK하이닉스도 생산라인 확대에 나섰습니다. 내년 2월 가동을 목표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의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당초 5월 예정이던 충북 청주 M15X 공장의 제2클린룸 가동도 2개월 앞당겼습니다. 또 내년 말까지 반도체 장비 기업 ASML로부터 12조원 규모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생산능력 확대와 선단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양사의 공격적인 투자는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수요가 지속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이른바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내년까지 총 7000억달러(약1000조원)를 AI 인프라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지난해 한국 연간 수출 규모(7097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서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실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메모리는 만성적인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4일(현지시각)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힐 앤 밸리 포럼에서 “(지금의 병목현상 원인은) 메모리이며, 이전에는 전력이었다”고 했습니다. AI 인프라를 확장하는 데 있어 메모리와 전력 공급 부족 문제가 과제라는 지적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공급 부족 문제는 웨이퍼 부족에서 비롯되는데 더 많은 웨이퍼를 확보하려면 최소 4~5년이 걸린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AI 수요는 수출 지표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동 사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대부분 산업에서 수출 여건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반도체는 개선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2026년 2·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에 따르면, 반도체 EBSI는 191.4로 국내 수출 EBSI(106.6)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 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의 전망을 수치화한 지표로, 100을 넘으면 전 분기보다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해석합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업계도 생산라인 확보를 계속할 것으로 분석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비단 서버용 D램뿐만이 아니라 범용 D램까지, 전반적으로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시설 투자 및 R&D 등이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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