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무기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하며 당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당 쇄신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막에는 서울시장 단수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퇴했던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이틀 만에 전격 복귀했습니다. 단수공천에 부정적인 이 위원장이 공관위를 다시 이끌게 되면서 당내 갈등이 더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공관위, 오세훈에 '최후통첩'
이 위원장은 15일 입장문을 통해 "어제저녁 당 대표가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며 공천관리위원장인 나에게 공천과 관련된 전권을 맡기겠다는 뜻을 전했다"라며 "그 권한을 무거운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염치없지만 다시 공천관리위원장직을 수행하겠다.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 역시 내가 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사퇴 선언 후 이틀 만의 복귀 선언입니다.
사퇴에는 오 시장의 두 차례 공천 신청 거부와 대구·부산 등 지역 공천 방식에 대한 당 지도부와 충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장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선 위원장님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다시 공관위를 이끌어 혁신 공천을 완성해 달라"라며 한 발 물러섰습니다.
이 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가만히 앉아서 경선시키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해도 다 하는 것"이라며 "연쇄적으로 (공천 관련 결정을) 몰아치려는 상황에서 제동이 걸리길래 충격 요법을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위원장 복귀와 함께 국민의힘 공관위는 서울시장 공천 2차 접수를 예고했습니다. 오는 16일 공고 후 17일 공천 신청, 18일 후보 면접이 진행됩니다. 공관위는 "특히 오 시장은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며, 서울 발전을 이끌어온 중요한 지도자"라며 "당이 그동안의 성과와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점을 공관위는 주목하고 있다. 이번 공천 절차에 참여해 주기를 기대한다"라고 했습니다. 사실상 최후통첩인 셈입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공관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 시장 끌어내리려 단수공천 안 줘"
당의 최후통첩에도 오 시장 측은 혁신안이 관철돼야 출마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서울시장 후보 공천 1차 추가 등록을 거절하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 두 가지 요구 조건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구성과 강경 당권파 경질 등 인적 쇄신입니다.
혁신 선대위 조기 구성은 장 대표의 2선 후퇴 요구인 셈입니다. 여기에 강경파의 '스피커' 역할을 했던 인물들에 대한 손절 요구는 장 대표의 수족을 자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오 시장의 혁신안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장 대표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남을 통해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며 오 시장을 위한 별도 조건이나 특례를 줄 수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혔습니다.
가장 큰 변수는 서울시장 단수공천 여부입니다. 오 시장의 '버티기'에는 경선 방식에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번 지방선거에 일명 '한국시리즈' 경선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현역 시·도지사가 출마하는 지역의 경우 후보자끼리 경선을 치른 뒤 현역과 한 번 더 결선을 치르는 분리 경선을 뜻합니다.
선거 열세에도 '현역 프리미엄'을 포기하면서까지 무리한 경선을 진행하는 방식에 오 시장 등을 겨냥한 조치라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오 시장이 단수공천을 놓고 지도부와 힘겨루기에 돌입한 것입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현재 국민의힘 상황에선 선거를 못 할 정도인데 당에서 혁신안을 안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 안 받아주면 선거 못 하는 것"이라며 "게다가 현역은 배제하고 (신인은) 가점을 준다는 등 처음부터 (오 시장을) 어떻게든지 끌어내리려고 단수공천을 안 주고 알아서 하라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다만 이 위원장 복귀로 단수공천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졌습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도 "기득권이든 관행이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과감히 바꾸겠다. 경쟁이 없는 곳에는 경쟁을 만들고, 정치의 문을 청년과 전문가에게 더 크게 열겠다"라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비판과 책임은 내가 받겠다"라고 경선을 통한 공천 방식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안도 염두에 두는 모양새입니다. 문제는 최근 당 지지율 하락 등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 설득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입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오 시장은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본다. 출마 생각이 있었다면 이런 조건을 걸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 시장 외에) 내세울 만한 주자들에게 절박하게 호소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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