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AMD,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하드웨어 기업들이 미 빅테크 기업들과 함께 ‘광컴퓨팅’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공동 개발을 통해 광 생태계를 조성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겠다는 것입니다. 광컴퓨팅 시장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도 이에 발맞춰 광반도체(실리콘 포토닉스) 등 광학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3월 ‘GTC 2025’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개발 로드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2일(현지시각)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하드웨어 기업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은 ‘광컴퓨팅 인터커넥트-다중 공급업체 협약(OCI-MSA)’ 컨소시엄을 구축했습니다. OCI-MSA 회원사들은 공동 개발을 통해 개방형 사양을 구축하고 광 생태계를 조성할 방침입니다.
구체적으로 AI 서버 랙 공급망에서 구리 케이블을 광섬유 등 단일 광 채널 기반으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합니다. 이를 통해 광섬유당 최대 초당 800기가비트(800Gbps) 전송 속도를 구현하고, 장기적으로 광섬유의 전송 속도를 초당 3.2테라비트(3.2Tbps) 이상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광 컴퓨팅 같은 미래 시장은 한 기업이 독단적으로 이끌 수 없다”며 “미래 세대로 전환을 위해 컨소시엄을 이뤄 함께 표준화를 추진하면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AI 데이터센터들은 구리 배선을 통해 데이터 정보를 전달합니다. AI 성능 고도화로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여야 하는데, 이때 전력 소모가 늘어나고 병목 현상이 생기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구리 케이블 기반 전기 신호를 광 케이블 등 레이저 빛으로 변환하는 광반도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광반도체 기술이 도입되면 서버 간 통신뿐 아니라 반도체 칩 내부에도 광 전환을 통해 전송 속도를 높이고, 발열을 잡을 수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가 더 높은 컴퓨팅 수요를 추구하는 만큼 AI 가속기의 대역폭을 늘릴 수 있습니다. 빛을 활용한 통신으로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는 것도 강점입니다.
송재혁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지난달 ‘세미콘 코리아 2026’에서 공동광학패키징(CPO)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명신 기자)
업계는 투자를 통해 기술 확보에 나서는 중입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GTC 2025’ 기술 세미나에서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AI 네트워크 스위치 ‘스펙트럼-X’ 등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광통신 장비 기업 루멘텀과 코히어런트 등에 각각 20억달러씩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업계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공동 광학 패키징(CPO) 개발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CPO는 칩의 광송수신기(광트랜시버)를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한 기술입니다. 기존 송수신기가 칩과 별도로 배치됐다면, CPO는 송수신기를 칩 바로 옆에 붙여 전송 속도와 전력 효율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대만 TSMC 등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기업들이 CPO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브로드컴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의 102.4Tbps 이더넷 스위치 칩셋 ‘토마호크 6’를 출하하며 CPO 기술을 상용화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CPO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송재혁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세미콘 코리아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가 광(옵티컬) 통신과 CPO 대응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효율화, 고성능컴퓨팅(HPC)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실리콘 포토닉스 같은 차세대 패키징 기술도 주목받는 것”이라며 “업계도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개발이 분주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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