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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10일 16:2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철근 업계가 부진한 내수 수요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미국 수출을 택해 단기적 효과를 보고 있다. 수익을 내기 어려운 현재 내수 시장과 달리 미국 현지 철근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율의 관세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확보된다는 평가다. 다만, 철근 수출 확대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수출 비용이 내수 물류 비용보다 큰 탓에 현지 철근 가격 하락 시 수출 수익성이 감소할 수 있어서다. 제조원가 상승으로 미국과 한국 철근 가격 격차가 줄어드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수출 시장의 한계가 명확한 만큼 철근업계의 침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내수 시장 수요 회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한국철강협회)
반년 새 급증한 철근 대미 수출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철근의 대미수출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세를 보였다. 철근을 포함한 한국산 철강제품은 미국 수출 시 관세 50%를 부과받고 있어 수출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 수출 흐름은 반대였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월 2천톤(수출액 88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철근 대미 수출량은 10월 2만9000톤(152만달러) 으로 늘어났다. 올해 2월 철근 월간 대미 수출량은 11만톤(5900만달러)에 달했다. 톤당 수출 가격도 높아지는 흐름이다. 철근 수출은
현대제철(004020) 등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대한제강(084010),
한국철강(104700) 등 철근 전문 업체들도 수출에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근업계는 고율의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을 수익성 만회 기회로 여기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은 현지 철근 가격이 급등하면서 관세를 부담하더라도 수익이 남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환율까지 더해져 수출이 활성화되고 있다. 수출 시장은 팔아도 적자를 보는 내수 시장보다 나은 상황이다.
올해 기준 철근 1톤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은 1000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철근 기준 가격을 달러로 환산하면 1톤당 약 650달러 수준인데, 여기에 50% 관세를 더해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기준 가격은 거래 참고 가격이라 실제 수출 거래에서 수익성이 좀 더 높을 수 있다.
미국 철근 가격의 고공행진 배경에는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있다. 미국에 데이터 센터 건설 붐이 일면서 철근 수요는 매년 100만톤씩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 현지 철근 생산 업체들의 생산능력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철근 생산이 늘자 자연스레 고철 원료 가격도 뛰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고철 수급 가치는 2024년 1톤당 314달러에서 2025년 319달러로 높아졌다. 수급 가치는 고철 거래 가격의 방향성을 알 수 있는 지표다. 실제 고철 거래 가격은 지난해 4분기 1톤당 300달러 후반 수준에서 올해 초 1톤당 400달러 초반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관세로 인해 철근 등 미국 철강 가격이 글로벌 가격과 괴리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세로 인해 미국 내 철근 시장이 보호받자, 미국 현지에서 즉각적인 철근 가격 인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 철강으로부터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관세가 미국 철근 가격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관세로 수입산 철근 등 철강을 막으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달러 강세와 현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이러한 시도가 힘을 못 쓰고 있는 셈이다. 다만, 국내 철근업계가 미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지만, 수출 확대가 지속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업계의 평가가 나온다.
일시적 수출 확대에 그칠 가능성
미국 철근 수출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 확대가 장기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다수다. 철근은 부가가치가 타 철강 제품보다 낮고, 무겁기 때문에 물류 부담이 크다. 일반적으로 철근은 개발이 활발한 도시권 인근에 위치해 있어 수출입이 활발한 제품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현재 나타나는 철근 수출 확대는 국내 철근 시장의 부진을 보완하기 위한 일시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수출 등 수익 구조의 다변화가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올해 미국 철강 가격이 지난해보다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철근 수출이 당분간 내수 부진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철근 시장을 둘러싼 리스크도 크다. 철근에 대한 반덤핑 관세 등 별도의 무역 분쟁이 발생할 경우 수출길이 막혀 수익성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 미국은 최근 베트남, 이집트산 철근에 대해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철근 시장도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관세 장벽이 건재한 가운데 구조적인 수익 구조 변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은 철강업계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로 꼽힌다. 철근은 전기로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전기요금 변동에 따라 원가율이 크게 달라진다. 3월 들어 유가 폭등 사태가 나타나자 전기요금 상승 압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
철근업계 구조조정도 변수다. 정부는 업계의 자율적인 설비 삭감을 통해 철근 시장의 과잉공급 문제 해소를 검토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근 생산능력 감축 목표치는 1000만톤 기준 20~30% 수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내수 철근 수요 부진 등을 고려한 목표치로 풀이된다.
내수 수요에 맞춰 철근 생산능력이 조정될 경우, 수출 확대 여력도 자연스레 축소될 전망이다. 실제 올해 1월 국내 철근 판매량은 47만톤 수준으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수출 증가 영향으로 인해 생산량은 늘었다. 수출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철근업계의 최대 시장은 내수 시장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한 철근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철근 대미 수출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철근 수출이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 수출 전략은 상황에 맞춰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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