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SK하이닉스, 주가 10배에 8조 파생손실 '역설'
지난해 회계상 파생상품거래·평가손실 8조 3660억원
교환가 대비 10배 오른 주가 영향…파생부채 공정가치 급증
풋옵션 시 대규모 자금 유출…전환시에는 오버행 우려
2026-03-04 06:00:00 2026-03-04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2월 27일 17: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호황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한 SK하이닉스(000660)가 뜻밖의 재무 변수에 직면했다. 지난 2023년 반도체 불황기에 발행한 17억달러 규모 해외 교환사채(EB)가 주가 상승과 맞물리며 8조원대 파생상품 손실로 재무제표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어 내년 4월 예정된 풋옵션 조기상환 청구권 도래까지 맞물리면서 파생상품 구조 관리가 회사 재무 전략의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교환가액 대비 9배 뛴 주가…8조4000억원 파생손실 후폭풍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파생상품거래손실 4조 2027억원과 파생상품평가손실 4조 1633억원을 각각 인식해 총 8조 3660억원 회계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4월 발행한 외화 해외 EB가 장부상 발목을 잡은 탓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불황으로 유동성이 빠듯해지자 보유 자기주식 2012만 6911주(발행주식총수의 2.8%)를 교환 대상으로 내걸고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17억 달러(당시 원화 기준 2조 2377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교환가액은 시가에 27.5%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11만 1180원으로 책정됐으며 이후 배당금 지급에 따른 조정으로 10만 8811원으로 소폭 낮아졌다.
 
이후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주가 급등이 회계상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110만원대를 형성하며 교환가 대비 약 10배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교환권의 공정가치가 크게 증가했고, 그 증가분이 파생상품평가손실로 반영됐다는 얘기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교환사채에 내재된 파생상품(교환권·풋옵션·콜옵션)을 매 기말 공정가치로 평가해 그 증가분을 손실로 반영하는 구조상 주가가 오를수록 파생손실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주가가 상승할수록 교환권의 가치가 커지고 그 증가분은 파생상품평가손실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결국 주당 10만 8811원에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가 90만원(현 주가 기준)에 달하는 잠재 이익으로 확대되면서 그만큼 파생부채가 늘어난 셈이다.
 
SK하이닉스 측은 <IB토마토>에 "교환사채의 교환권 행사와 주가 상승으로 인해 회계적으로 인식한 손실"이라며 "교환사채에 부여된 내재파생상품을 공정가치로 평가해 재무제표에 반영한 것으로 실질적인 현금 유출은 없다"고 설명했다.
 
2027년 풋옵션·잔여 물량 오버행우려…현실화 여부는
 
시장에서는 당장 내년에 도래하는 풋옵션 행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풋옵션이 대규모로 행사될 경우 회사는 달러화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EB 발행 잔액은 16억 6480만달러다. 교환대상 자기주식 2013만 9289주는 한국예탁결제원에 보관돼 있다.
 
발행 조건상 납입일로부터 4년이 되는 오는 2027년 4월 11일에 사채권자는 원금 조기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교환권을 행사하지 않은 잔여 투자자들이 주식 대신 달러 원금 상환을 선택하는 물량이 집중될 경우 SK하이닉스는 단기간에 상당 규모의 달러화 현금을 한꺼번에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또한 이후 주가 변동에 따라 풋옵션 행사 물량이 집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 쏟아지는 차익실현 매물이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오버행 리스크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SK하이닉스 측은 <IB토마토>에 "예탁원 EB 물량은 투자자가 전액 교환을 청구하는 상황을 가정해 산정한 수치로 추가 매입이 필요없을 것"이라며 "향후 잔여 자사주는 임직원 보상 목적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풋옵션은 주가 하락기에 투자자가 원금 회수를 목적으로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주가 흐름을 감안할 때 풋옵션 행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고, 달러 유동성 역시 최근 실적 개선과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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