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국정철학으로 공직 역량 키운다…'추사'로 보는 조선 국가 지도력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통일부' 공동 교육
통일부 직원들 '조선의 국가 지도력' 과정 완료
'추사 리더십' 현대적 해석…공직 가치·책임 강조
2026-02-09 15:36:28 2026-02-09 15:41:05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조선 후기 서예가이자 학자였던 추사 김정희가 '국가 리더십'의 이름으로 공직자 교육 현장에 소환됐습니다.
 
통일부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제8차 조선의 국가 리더십 과정'을 열고, '추사 김정희의 국가 리더십'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통일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교육은 조선시대 문화의 근간이 된 국가 지도력과 인문학을 탐구하고, 오늘날 공직자가 갖춰야 할 지도력과 국정철학을 되돌아보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세미나의 문을 연 임채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공직에 있을 때 나의 천명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며 추사를 "동아시아 자유주의의 원조이자 K-컬처의 원조 아이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추사 예술의 핵심으로 알려진 '괴(怪)'와 '졸(拙)'을 단순한 기행이 아니라, 기존의 법도와 형식을 깨고 자기 자유를 밀어붙인 결과로 해석했습니다.
 
첫 발제에서 김규선 선문대 교수는 '추사 김정희의 국가 리더십'을 주제로 추사의 생애를 압축해 따라갔습니다. 그는 특히 암행어사 보고서와 진흥왕 순수비 복원 과정에 주목했습니다. 김 교수는 비인(현 충남 서천군 일대) 현감 김우명의 비리를 '좋은 업적이 하나도 없고, 이익이 보이면 작은 것 하나도 남기지 않는다'고 적나라하게 보고한 대목을 주목했습니다. 권력에 기대지 않은 공직자의 직필 정신입니다. 황초령비 일부를 발견하고 20년 뒤 유배지에서 다시 비의 원위치 복원을 추진해, 비각을 세우고 현판 '진흥북수고경'을 써 준 과정을 "국가의 기억을 복원하는 장기적 프로젝트를 이끈 리더십"으로 해석했습니다.
 
두 번째 발제에서 우리구 한국추사연구회 교수는 '해동일립, 미산표격'을 주제로 추사와 중국 송대 문인 소동파를 나란히 놓고 읽었습니다. 해동일립은 제자 허련이 그린 추사의 삿갓 쓴 초상을, 미산표격은 소동파의 고향 미산의 풍격을 빗댄 표현입니다. 우리구 교수는 전염병과 정치적 추락 속에서도 일상의 기쁨과 소박한 삶을 찾으려 했던 두 사람의 태도에서 공통된 인문주의와 자유로운 삶의 감각을 발견했습니다. 삿갓과 나막신은 자연과 전원에 대한 동경, 관직과 예교의 속박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욕망, '몸은 조정에 있으나 마음은 산림에 있다'는 자기 선언을 상징합니다.
 
통일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조선의 국가 지도력' 교육 과정은 조선시대 임금과 신하가 국정을 논하던 '경연'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방식으로, 전문가 강연과 토론을 병행하며 단계적으로 학습하는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앞선 과정에서는 세종의 국가 비전 제시와 인재 활용, 이순신의 위기 상황 결단과 책임, 정조의 개혁 정치와 제도 혁신 사례 등을 조명했습니다. 조선의 대표적 사상가인 이이, 이황, 조식의 삶을 통해서는 공직자의 가치관 확립과 자기 성찰의 중요성을 짚었으며, 정약용의 실사구시 정신 등도 다뤄졌습니다.
 
임채원 국가인재원장은 "과거를 통해 공직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의미 있는 과정이었다"며 "앞으로도 역사적 인물들을 깊이 살펴 공무원 지도력 교육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정동영 통일부장관도 세미나에 참석해 조선 국가 리더십 과정의 마무리를 축하했습니다.
 
임채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이 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제8차 조선의 국가 리더십 과정’을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부)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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