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웅제약)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지난 2021년부터 이듬해까지 연달아 국산신약을 개발한
대웅제약(069620)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양새입니다. 국내 약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해외 진출 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악조건을 상쇄하기 위한 한 수로 풀이됩니다. 대웅제약은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기 위한 기조라고 설명했습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그동안 사업보고서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를 3대 혁신신약으로 규정하고 '1품 1조' 시대를 이끌 주역으로 평가했습니다. 1품 1조는 단일 신약으로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대웅제약 청사진 중 하나입니다.
2024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세 품목을 중심축으로 한 1품 1조 계획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추가됐습니다. 당시 대웅제약은 사업보고서 중 사업의 개요 항목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를 처음 언급했습니다.
대웅제약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본격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투자를 예고한 시점은 AI 의료기기 업체들과의 파트너십 계약 체결 시기와 겹칩니다.
이 시기 대웅제약은 국산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 중에선 처음으로 '원격심박기술에 의한 감시(EX871)' 보험수가를 획득한 AI 기반 입원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씽크' 국내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모비케어' △반지형 연속혈압측정기 '카트비피' △AI 실명질환 진단 보조 솔루션 '위스키' 등 디지털 헬스케어 라인업을 확대했습니다.
대웅제약이 3대 혁신신약과 함께 디지털 헬스케어를 주요 사업 영역으로 강조한 배경 중 하나는 약가 경쟁력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의 약가 산정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같은 계열의 두 번째 신약인 경우 첫 번째로 허가된 품목에 비해 낮은 약가를 적용받는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대웅제약이 2021년 국산신약 34호로 허가받은 펙수클루에는 약 939원의 약가가 매겨졌습니다. 같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의 첫 품목 '케이캡' 약가의 70% 수준입니다.
국내 약가가 경쟁 품목에 비해 낮게 책정되면 해외 진출 과정에서도 손해가 불가피합니다. 의약품 가치에 비해 낮은 국내 약가가 해외에서도 그대로 적용돼 가격 경쟁력을 잃는 겁니다.
대웅제약은 고령사회 진입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장의 직접적인 동기였다는 입장입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통계청에 따르면 2036년에는 전체 인구의 30% 이상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와 함께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 유병률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국가 차원의 의료 재정 부담으로도 이어지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 간 의료 격차와 의료 인력 부족 문제도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해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고, 단순히 대면 진료를 넘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격에서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조기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접근성과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는 공공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이나 만성질환자가 많은 고령층에게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웅제약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단편적인 기기 공급이 아닌 데이터 중심, AI 기반의 통합 솔루션을 통해 진단의 정확성, 의료 접근성,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를 실현하고자 한다"면서 "신약 개발을 넘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예방·진단·치료·사후 관리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며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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