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지난해 30대 '쉬었음'(취업·구직을 하지 않아 실업자로 잡히지 않는 상태) 인구가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한 데 이어, 월별 실업자 수도 12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동시장 진입과 정착이 이뤄져야 할 30대 이탈이 커지는 가운데, 실업자 누적은 30대를 넘어 다른 연령대로도 번지는 흐름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지난달 실업률, IMF 이후 세 번째로 높아
1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실업자 수는 121만7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0만3000명 증가했습니다.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2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실업자 수입니다.
통상 12월은 계절적 요인으로 고용지표에 변동성이 큽니다. 추운 날씨와 결빙 등으로 야외 작업이 중단·축소되면서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사가 멈추는 건설업과 농한기를 맞는 농림어업이 대표적입니다. 아울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이 종료되는 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실업자 수 자체가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계절 요인으로는 보기 어렵습니다. 전체 경제활동인구(15~64세) 대비 실업자 수를 나타내는 실업률도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4.1%로 상승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과 같습니다. 12월뿐 아니라 모든 달을 통틀어서도 2022년 1월(4.1%)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습니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11만7000명), 건설업(-6만3000명), 제조업(-6만3000명) 등에서 취업자 수가 줄었습니다. 건설업은 2013년 산업 분류 개정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제조업은 2019년(-8만1000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습니다.
업종 간 회복의 양극화도 나타났습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3만7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5만4000명), 금융 및 보험업(4만4000명) 등에서 취업자가 늘었고,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317만7000명으로 역대 가장 많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82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6만8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연간 취업자 수는 2876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19만3000명 늘어났습니다. 증가폭은 전년보다 다소 확대됐지만, 20만명대를 넘지 못하며 연간 취업자 증가폭이 2년 연속 10만명대에 머물렀습니다.
고용 부진은 청년층(15~29세)에 집중됐습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고용지표의 양극화가 더 뚜렷합니다. 연간 고용률과 15~64세 고용률은 각각 62.9%, 69.8%로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청년층 고용률은 44.3%로 전년 같은 달보다 0.4%포인트 낮아지며 2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고용률과 실업률은 서로 다른 기준으로 산출돼, 같은 시점에 반대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고용률은 전체 인구 가운데 실제로 일하는 사람의 비율을, 실업률은 구직활동에 나선 사람 중 일자리를 얻지 못한 비율을 각각 보여줍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타트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공고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쉬는 2030, 사상 첫 70만명 '돌파'
이러한 흐름은 연간 취업자 수에서도 확인됩니다. 지난해 20대 취업자 수는 17만명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34만5000명 늘어나 전 연령층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습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 인구 역시 청년층(15~29세)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42만8000명으로, 2020년(44만8000명)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쉬었음 인구는 20대로 좁혀도 40만8000명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많았고, 30대는 30만9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로써 2030 쉬었음 인구는 총 71만7000명으로 처음 7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구직 단념자는 36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5000명(1.3%) 감소했습니다.
노동시장에 안착해야 할 30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늘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인 경고 신호로 풀이됩니다. 30대는 생산과 소비, 출산과 가계 형성의 핵심 연령대로 꼽힙니다. 이 연령대에서 노동시장 이탈이 이어질 경우 단기 고용 지표를 넘어 중장기 노동 공급과 성장 잠재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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