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 장외거래 사업자 인가 절차 재검토해야"
샌드박스 선행기업 배제 논란…"제도화 과정에서 혁신 보호 취지 흔들려"
NDA·심사 구조 공정성 공방 확산…14일 금융위 최종 결론 주목
2026-01-12 16:23:44 2026-01-12 16:31:17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토큰증권(STO) 장외거래소 인가 심사에서 탈락 위기에 놓인 루센트블록이 금융당국 절차가 제도 취지와 충돌한다며 재검토를 요구했습니다. 실증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갖춘 기존 샌드박스 사업자가 배제되고 대형 컨소시엄이 앞선 평가를 받은 점이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기술 유출 공방과 심사 공정성 문제까지 불거지며 최종 인가를 앞둔 STO 제도화 방향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STO는 부동산·미술품 등 고가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분할해 모바일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새로운 유통 구조로 이를 전담하는 장외거래 플랫폼 인가는 제도화의 핵심 절차로 꼽힙니다. 
 
루센트블록은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180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위원회의 STO 장외거래소 인가 절차에 대한 우려를 공식화했습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법안의 취지대로 공정하게 판단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회사는 2018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이후 부동산 STO 플랫폼 '소유'를 운영해왔으며 약 50만명의 이용자와 누적 300억원 규모의 발행·유통 실적을 쌓아온 선도 사업자라고 설명했습니다.
 
허 대표는 이번 인가 구조가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의 '선행 혁신 보호' 취지와 어긋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규제 샌드박스에서 실증 데이터를 쌓은 사업자가 제도화 단계에서 사업 지속이 어려워지는 구조는 법의 본래 목적과 충돌한다"며 "배타적 운영권 제도가 마련된 취지도 현재 방식에선 온전히 반영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당초 '시범 서비스의 제도화'라고 안내된 절차가 실제로는 대형 금융 인프라 보유 기관에 더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허 대표는 "관련 실적이 없는 기관이 기술력·안정성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특히 한국거래소의 "유통 실적 '0건'"을 언급하며 "성과 없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무임승차"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KRX·NXT 모두 금융위 출신 인사가 경영진에 포진한 점 역시 "심사 구조가 특정 유형의 사업자에 더 적합하게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NXT와의 기술·정보 유출 논란도 다시 제기됐습니다. 루센트블록은 지난해 NXT가 투자·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한다며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내부 자료를 제공받은 뒤 단기간 내 동일 사업 인가를 신청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NXT는 제공받은 자료는 통상적인 회사 개요 수준이며 기밀 기술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루센트블록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에 사업 활동 방해 및 기업결합 신고 의무 위반 가능성에 대한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기업결합 심사 부분은 실제 출자 이전 단계에서 판단되는 사안이어서 현시점에서 즉각적인 위반으로 보긴 어렵다"며 추가로 설명했습니다. 허 대표는 "서비스 이용자와 투자자 보호 문제도 남아 있다"며 "13일 밤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심사 논란이 확산되며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우려가 나옵니다. 한 기술 스타트업 창업자는 "초기 위험을 감수한 곳은 스타트업인데 제도화 과정에서 다시 대형 기관 중심으로 구조가 짜이는 분위기"라며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신생 기업이 혁신 영역에 선제적으로 뛰어들 동력이 약해진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초기 제도권 시장의 성격을 고려한 보수적 기준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한 증권사 임원은 "루센트블록의 경험은 의미 있지만 초기 사업 단계에서는 결제 안정성과 감시 체계 등 시스템 기반 요건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며 예비인가 여부는 오는 14일 정례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입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180에서 STO 장외거래소 인가와 관련한 자체 입장을 밝히기 위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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