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결산)‘AI로봇 전쟁’ 발발…빅테크 ‘연합’ vs 가공할 중국
‘피지컬 AI’ 화두에 콜라보도
삼성·LG, ‘AI 동반자’ 제시
로봇 승부수 띄운 중국 기업
2026-01-09 15:57:04 2026-01-09 15:57:04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이 9일(현지시각)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폐막했습니다. 올해 CES는 ‘혁신가들이 나타난다(Innovators Show Up)’는 슬로건에 걸맞게 전 세계 150개국에서 온 4500여개 기업이 참여해 일상생활에 스며든 인공지능(AI)모습과 비전을 제시하며 각축전을 벌였습니다. 특히 올해 CES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로 로봇·자율주행·사업자동화 시스템 등 실물기반의 ‘피지컬 AI’가 부상하면서 기업 간 ‘협력’이 두드러졌으며 미국 다음으로 참석률이 높았던 중국의 가공할 기술력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특별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단연 ‘피지컬 AI’.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학습 단계에 머물렀던 AI가 모니터를 넘어 로봇과 모빌리티 등 물리적 영역으로 확장해 가히 ‘AI 로봇 전쟁’이라 불릴 만 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개막 하루 전날 열린 기조연설에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은 ‘피지컬 AI’”라며 “AI가 디지털 세계를 넘어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자연법칙을 이해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진단했습니다.
 
AI가 인간의 물리적 공간으로 내려와 ‘실체화’하면서 기존 문법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기술 동맹과 전략적 제휴도 국경을 넘나들며 이뤄지는 모습입니다. 주요 기업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직접 CES를 찾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삼성의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본 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에게 깜짝 콜라보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정 회장은 이번 CES에서 퀄컴, LG전자 등 주요 글로벌 기술 기업 부스를 잇따라 방문하며 차량용 AI, 로봇, 차세대 모빌리티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엔비디아의 황 CEO와도 비공개 회동을 가지면서 협업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입니다.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시제품이 손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완성차 개발 역량을 지닌 현대차와 AI 기술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결합해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등 로봇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차는 CES 개막 전날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 파트너링 휴먼 프로그레스(Partnering Human Progress)’를 주제로 미디어데이를 열고 ‘인간 중심의 AI 로보틱스 시대’를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승진한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의 데뷔전도 CES에서 이뤄졌습니다.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수장 자리에 오른 노 대표는 ‘더 퍼스트 룩’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일상 속 AI 동반자’라는 삼성전자의 AI 비전을 소개했습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연간 4억 대에 달하는 모든 기기를 하나로 연결해, 일상을 혁신하고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한다는 방침입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LG전자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LG전자의 홈 로봇 'LG 클로이드'와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 브랜드 LG 액추에이터 악시움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류 대표는 홈 로봇 ‘클로이드(CLOiD)’와 대화하며 무대에 첫 등장했는데 “‘행동하는 AI’ 시대를 이끌 준비가 돼 있다”면서 “공감지능 기반 다양한 솔루션으로 미래 가정생활의 새 기준 세우겠다”고 포부를 전했습니다. LG전자는 이번 CES에서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 비전을 현실화했습니다. 특히 스스로 가사 업무를 수행하는 홈 로봇 ‘클로이드’와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부품 ‘LG 액추에이터 악시움’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중국의 기술 굴기도 두드러졌습니다. 중국은 올해 미국 다음으로 많은 1200여개 기업이 참가했는데 격투기 시범을 보이는 로봇부터 춤을 추고 가사일을 하는 로봇까지 중국산 휴머노이드들이 전시장 곳곳을 누비며 ‘로봇 굴기’의 본격화를 내세웠습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중국 로봇 기업 엔진AI부스에서 로봇이 격투 시연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과거 중국 기업들이 낮은 제조 단가를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했다면 이번엔 로봇을 필두로 스마트 가전, 모빌리티, 제조 전반에 걸쳐 놀라운 기술력을 선보였습니다. 로봇과 사람이 권투 대결을 하고, 또 다른 로봇이 매섭게 발차기를 하거나 로봇 청소기를 중간에 두고 스포츠 스타와 사회자의 대담도 이뤄졌습니다. 이런 이벤트를 중심으로 CES 2026에서 중국 기업들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어당겼습니다.
 
한편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의 경우 비공개 전시관과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주요 빅테크들과 접촉했으며 국내 주요 기업 리더들은 이번 CES에서 기술 동향을 살피고 신규 먹거리를 찾는 등 종횡무진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석희 SK온 CEO, 이선호 CJ 미래기획그룹장 등도 현장을 찾아 주요 고객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ES 개막 3일차인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센터 SK 하이닉스 부스에 HBM4가 전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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