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 인가 결국 해 넘긴다
SSM·홈플러스 분리 매각 계획안 법원 제출
채권단 '가치 하락' 안고 승인해줄지 '관건'
법원 승인 못가면 곧바로 청산 절차 가능성
2025-12-29 16:38:40 2025-12-29 16:41:22
홈플러스 건물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결국 올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지난 10월 말 홈플러스 매각 공개입찰 참여자가 끝내 나타나지 않으면서, 기업형 슈퍼마켓(SSM) 계열사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 매각과 회생 인가 후 인수합병(M&A)를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기로 하면섭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분리 매각해 몸집을 줄인 뒤, 홈플러스 인수자를 다시 찾는 방법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습니다. 당초 통매각과 전 임직원 고용승계를 강력 주장했던 노동조합 역시 '파산보다는 쪼개기'에 동의했습니다.
 
향후 홈플러스는 채권단으로부터 회생계획안 동의를 받은 뒤, 동의 여부에 따라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회생계획안이 언제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회생계획안 동의를 위해 채권단을 설득하는 작업에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홈플러스가 SSM 선매각 카드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홈플러스는 내수 부진 상황에서 SSM가 상대적으로 매출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6월 분리 매각을 추진했습니다. 실제 올해 초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올해 3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매각 작업이 중단된 바 있습니다.
 
당시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SSM 희망 매각가는 8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요. 홈플러스 통매각 몸값이 2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보다는 가격을 낮춰 잡아야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SSM 우선 매각이 성사된 이후에도 험로가 예상됩니다. M&A 이후 홈플러스 매각가는 상대적으로 낮아지겠지만, 이미 작년 기준 영업손실이 3142억원까지 불어났고 올해 매출은 약 20%까지 감소한 홈플러스 매각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재정 상황은 이미 직원들의 월급을 분할 지급해야 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며 "연말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홈플러스가 지난 10월 진행한 공개입찰에 응찰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습니다. 의향서를 낸 기업은 물론,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농협도 결국 입찰하지 않았습니다. 이 가운데 연말까지 폐점을 보류해온 점포 가운데 서울 가양점, 장림점, 경기 일산점과 원천점, 울산 북구점 등 다섯 곳의 영업을 오는 28일 중단했습니다.
 
채권단이 이번 회생계획안이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홈플러스는 곧바로 청산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홈플러스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노동자 10만명의 생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법원도 채권단 조율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입니다.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은 메리츠금융그룹인데요. 메리츠 입장에선 분리 매각을 할 경우 기업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한 채권 회수율도 떨어질 수 있어 고민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청산으로 가면 사회적 파장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지금으로선 채권단의 회생계획안 승인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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