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최저' 미 금리…'동반 인하' 못하는 한국
연준, '고용 둔화'에 3연속 금리 인하…한·미 금리차 1.25%p로 축소
한은, 다음달 '동결' 가능성 무게…'고환율·집값 불안'에 운신폭 좁아
2025-12-12 16:16:38 2025-12-12 16:29:3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이에 따라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25%포인트로 축소됐습니다. 하지만 연준의 3연속 금리 인하에도 한국의 동반 인하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입니다. 한·미 금리 격차 축소로 자본 유출과 환율 부담이 일부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과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집값 불안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열릴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연준, 기준금리 0.25%p 인하…향후 인하엔 '신중'
 
12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마지막 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0∼3.75%로 0.2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9월(-0.50%포인트), 11월(-0.25%포인트), 12월(-0.25%포인트) 잇달아 낮아진 뒤, 줄곧 묶여 있다가 올해 9월과 10월, 12월에 각각 0.25%포인트씩 3연속 내렸습니다.
 
연준은 정책 결정문을 통해 "최근 몇 달 고용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한다"며 고용 둔화를 금리 인하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했습니다. 금리를 동결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잡을 것인지, 금리를 내려 냉각된 고용시장 부양에 무게를 둘 것인지를 고민하던 연준의 선택은 금리 인하였습니다. 
 
다만 연준은 향후 금리 인하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준은 결정문에서 "금리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를 두고 외신들은 앞으로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하에 보수적일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실제 경제 전문 매체인 <CNBC>는 "이 문구는 2024년 12월에도 사용됐던 것으로, 이후 FOMC는 다음해 9월까지 한 번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며 "추가 인하 여지는 제한적"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역시 내년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만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2027년 또 한 차례의 인하를 점쳤습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했으나 연준 내부의 견해차 확대, 정책 결정문 및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보다 신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 금리 인하에도 환율 1470원대 유지…"내년 상반기까지 인하 어렵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우리나라와의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줄었습니다. 이에 따라 일단 한은 입장에서는 내외 금리차, 환율 등 측면에서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겼습니다. 지난 5월 이후 역대 최대 폭(2.0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미국과 금리 역전 폭이 10월 1.50%포인트로, 12월 1.25%포인트까지 축소되면서 자본 유출이나 원 ·달러 환율 상승 압박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는 1월15일 열릴 새해 첫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예상입니다. 우선 한·미 금리 격차 축소가 곧바로 환율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환율 상승 요인은 주로 국민연금·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 등 달러 수급에서 비롯됐다는 게 시장의 판단입니다. 
 
실제 연준의 금리 인하 소식에도 지난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6원 오른 1473.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미 금리 격차 축소는 원화 가치 급락 우려를 일부 덜어주는 요인임에도 여전히 1470원대를 벗어나지 못한 것입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최근의 환율 상승은 외환시장의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 문제여서 내외 금리차 축소만으로 하락 안정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여기에 들썩이는 집값 불안도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습니다. 한은은 현재 수도권 전체의 상승폭이 다소 줄었지만, 서울 핵심 지역은 여전히 둔화 속도가 더디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될 위험이 남아있는 만큼, 한은이 금리를 인하해 시장을 자극하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입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미 금리 역전 차는 좁혀졌지만 환율과 부동산 불안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를 움직이긴 쉽지 않다"면서 "금통위 구성 변화와 향후 경기 데이터에 따라 하반기 인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이사회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