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크루즈 띄우는 모두투어, 우준열 사장 시험대
지난 4월 사장 취임 후 새로운 시도
여행업계 우려 섞인 시각도…"위험 부담 커"
2025-11-28 14:05:03 2025-11-28 14:05:03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모두투어(080160)가 크루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이번 사업의 성패가 우준열 모두투어 사장의 경영 능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우 사장은 크루즈 산업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크루즈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입니다.
 
우준열 모두투어 사장. (사진=모두투어)
 
모두투어는 지난 24일 단독 크루즈 전세선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창립 이후 처음입니다. 첫 번째 일정은 내년 6월에 출발하는 6박7일 일정의 '모두의 크루즈' 프로젝트로, '부산 출발·부산 도착' 노선에 '하코다테–오타루(1박)'을 결합해 기항지 체류 시간을 극대화한 구성으로 설계됐습니다.
 
이번 크루즈 전세선 사업 결정에는 우준열 사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습니다. 우 사장은 크루즈 산업을 미래 여행 산업의 핵심 축으로 보고 직접 일정 조율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선사와 한 달 넘게 협의하며 기항 시간·항로·입출항 동선까지 세밀하게 조정했습니다. 우 사장은 차별화된 기획력과 서비스로 크루즈 여행의 기준을 높이고 나아가 국내 크루즈 시장 저변 확대까지 꾀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 사장으로 신규 선임된 우 사장은 모두투어를 진두지휘하며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번 크루즈 사업입니다. 모두투어 창업자인 우종웅 회장의 장남인 우 사장은 앞서 지난 2002년 크루즈 전문 기업 크루즈인터내셔널에 입사해 근무한 경력이 있습니다. 모두투어는 2010년 크루즈인터내셔널을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이후 글로벌 선사와의 협업 네트워크를 꾸준히 확대해 왔는데요. 업계에서는 우 사장이 크루즈 사업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 주요 여행사 가운데 크루즈 전세선 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진행해온 곳은 롯데관광개발(032350)입니다. 롯데관광개발은 2010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크루즈 전세선을 부산 앞바다에 띄웠습니다. 2017년에는 속초항 최초로, 2019년에는 인천항 최초로 크루즈를 출항했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서산시 대산항을 모항으로 충남 최초의 크루즈를 출항하기도 했습니다. 롯데관광개발은 동북아 크루즈 발전이라는 목표를 갖고 크루즈 사업이 적자일 때도 수익과 상관없이 크루즈를 운항해왔습니다. 2010년 첫 출항 이후 올해까지 약 7만명이 롯데광광개발의 크루즈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롯데관광개발 외에 주요 여행사들이 크루즈 전세선에 뛰어들지는 않았는데요. 모두투어가 이번에 새롭게 나서면서 업계에서 우려 섞인 시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세선 특성상 고비용이 들고 모객을 하지 못할 경우 손해가 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크루즈가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모든 객실을 판매한다면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객실 판매가 부진하면 또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는 구조"라며 "부산에서 출발해서 일본을 다녀오는 크루즈 상품이 신선하다고 볼 수 없기에 이번 사업을 획기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위험 부담이 큰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무리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인데요.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크루즈 여행의 대중화 등 크루즈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있어서 모두투어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전세선으로 하면 일찌감치 계약을 맺어서 블록을 확보할 수 있어 오랜 기간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에는 자유 여행 형태로 크루즈 경험하기를 원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크루즈 전세선이 유리하다고 할 수 없기에 장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모두투어 측은 기우라는 입장입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실 판매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고객 기반과 크루즈인터내셔널 자회사가 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이번 크루즈 전세선 사업이 기존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정치적 불확실성, 경기 등의 영향으로 여행업계 업황은 좋지 못한 상황인데요. 모두투어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7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42.1% 줄어들었습니다. 영업 적자는 35억원에 달합니다. 시기적 영향에다 전사 격려금 지급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 컸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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