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내년 5월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영문 공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 공시 항목도 주요 경영 사항 일부에서 전부로 확대됩니다. 아울러 내년 3월 주주총회부터는 의안별 찬성률 등 표결 결과가 의무적으로 공시됩니다.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 접근성 및 주주 권익 제고를 위한 기업 공시 개선 방안'을 16일 밝혔습니다. 이번 개선안은△영문 공시 확대 등을 통한 국내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주주총회, 임원 보수 관련 정보 제공 확대 등을 통한 주주 권익 제고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영문 공시 의무
우선 내년 5월1일부터 영문 공시 확대 2단계 의무화가 시행됩니다. 대상 법인은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지난해 말 기준 265사가 해당됩니다. 현행은 지난해 1월 시행한 영문 공시 1단계에 따라 자산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코스피 상장사가 주요 경영 사항 일부에 대해 영문 공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선 방안에 따라 공시 항목도 주요 경영 사항 전부와 공정공시, 조회공시 등 거래소 공시 전반으로 확대합니다. 공시 기한도 단축해 자산 10조원 이상 대규모 코스피 상장사는 원칙적으로 국문 공시를 제출한 당일, 이외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국문 공시 제출 후 3영업일 내에 영문 공시를 거래소에 제출해야 합니다.
아울러 2028년 중 영문 공시 3단계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영문 공시 3단계는 코스피 전체 상장사에 대해 영문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입니다. 공시 항목도 주요국 상황, 기업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주요 사항 보고서 등 법정 공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코스닥의 경우 대형 상장사에 대해서도 영문 공시 의무 도입을 검토합니다.
당국은 상장사 부담을 낮추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거래소 번역 지원 서비스의 번역 소요 시간을 단축하고, 지원 대상 기업도 확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투자자 등의 영문 공시 정보 활용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영문 공시 플랫폼 운영·개선도 지속 추진합니다. 영문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 전용 인프라 구축을 올해 말까지 완료해 서비스 안정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국제표준 전산언어 XBRL(eXtensible Business Reporting Language)의 적용 대상 및 적용 범위를 지속 확대하는 등 글로벌 투자자의 재무 정보 접근성도 높일 계획입니다.
주주총회 임원 보수 관련 정보 제공 확대
당국은 주주 권익 제고를 위해서는 주주총회와 임원 보수 관련 정보 제공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주주총회 표결 결과 공시를 강화합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부터는 거래소 공시(수시공시)로 의안별 표결 결과(찬성률, 반대·기권 등 비율)를 주주총회 당일 공시하고, 사업보고서 등 정기보고서에 공시 대상 기간 중 주주총회 의안별 표결 결과(찬성률, 반대·기권 등 비율 + 찬성주식수, 반대·기권 등 주식수)를 공시해야 합니다.
둘째로 주주총회 분산 개최를 유도합니다. 현재 상장사의 약 90%는 주주총회를 3월 하순에 개최하고 있는데요. 정관상 의결권 기준일 규정을 변경하고 주주총회를 4월 개최하는 기업 등에 대해 인센티브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다만 오는 2027년 1월부터 전자 주주총회가 시행되는 만큼 당국은 이에 발맞춰 더 강력한 분산을 유도할 방침입니다. 이에 이번 개선안에서는 현행 시스템 상에서 가능한 부분만 담았다는 입장입니다.
마지막으로 내년 반기 보고서부터 임원 보수 공시도 강화됩니다. 현재 임원 보수 공시의 경우 보수 산정 근거 등의 공시가 미흡하고 기업 성과와 보수 간 관계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습니다. 이에 당국은 주주가 기업 성과와 임원 보수 간 관계를 보다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최근 3년간 총주주수익률(TSR), 영업이익 등을 임원 전체 보수 총액 서식에 병기하도록 개정하고, 세부 보수 내역별로 부여 사유, 산정 기준을 구체화해 공시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또 현행 임원 전체 보수 총액 및 개인별 보수 공시 서식에 모든 주식 기준 보상을 함께 공시하고 미실현 주식 기준 보상의 현금환산액은 병기하도록 개선합니다. 주주가 주식 기준 보상을 포함한 실질적인 임원 보수 규모를 보다 용이하게 파악 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입니다. 주식매수선택권 외 주식 기준 보상의 경우에도 주식매수선택권과 동일하게 임원 개인별 상세 부여 현황을 별도로 공시하도록 합니다.
금융당국은 이런 내용을 담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합니다. 오는 17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규정 변경예고가 진행되며 이후 규제개혁위원회 심의, 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시행될 예정입니다. 영문 공시 2단계 의무화 시행을 위한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공시 규정 개정 등도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영문 공시 확대 및 지원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개선 방안 시행 후 추가 개선 필요 사항이 없는지 공시 현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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