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 법인택시 차령 최대 8년까지…비용절감 대 환경문제
서울시, 다음주 고시 예정…기존엔 '기본 4년+2년' 까지만
2400㏄ 미만 중형 대상…평균 주행거리 75% 이하에 적용
업계 "2년만큼 이익"…환경단체 "무공해차 전환 지연 우려"
2025-11-16 12:59:47 2025-11-16 12:59:4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청이 중형 법인택시의 최대 차령(車齡)을 기존 6년에서 8년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택시 사업을 하는 법인회사들은 차량을 교체하는 주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고정비를 아낄 수 있게 됐습니다. 반면 환경단체 등에선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하는 법인택시가 무공해차로 전환되는 속도가 늦춰지면서 환경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반발합니다.
 
16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청은 일반택시(법인택시) 중 배기량 2400㏄ 미만인 중형택시의 기본차령을 최대 2년까지 늘리기로 하고, 다음주 중 이를 고시할 예정입니다. 즉, 이번 방안이 정식으로 시행되면 중형 법인택시의 차령은 최대 8년으로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택시 기사 부족 등으로 인해 노는 택시가 일괄적으로 폐차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기존에는 법인택시의 기본차령이 4년이었지만, 자동차검사에서 적합판정을 받을 경우 2년을 더 연장해 최대 6년까지 차를 굴릴 수 있었습니다. 
 
다만 모든 택시의 차령이 연장되는 건 아닙니다. 서울시는 6년 동안의 누적 주행거리가 전체 법인택시 누적 주행거리의 75% 이하일 경우에만 차령을 1년 연장하고, 1회에 한해 1년을 더 연장토록 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서울 내 전체 법인택시의 6년 평균 누적 주행거리는 55만6800㎞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주행거리의 75%인 41만7600㎞까지만 운행했어야 연장 대상이 되는 겁니다.  
 
2024년 8월19일 서울 시내 한 택시 차고지에 택시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뉴시스)
 
택시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사업자 측에서는 연장된 2년만큼 이익"이라며 "사회적 자원 낭비 역시 줄어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청에 따르면 서울 내 법인택시 1만5837대 중 93.2%인 1만4762대가 중형택시입니다. 업계에 의하면 신규 택시 1대를 구입할 때마다 약 3000만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하지만 환경단체에서는 이번 계획이 환경문제를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김광일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택시는 LPG를 연료로 쓰는데, 이런 택시들을 무공해차로 전환하지 않고 차령만 연장한다면 안된다"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공해차로의 전환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 이대로라면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문제를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차령 연장이 한시적인 조치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되는 정책이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택시노조들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기사들이 안전 등의 이유로 노후 차량을 외면할 것이라는 겁니다. 이현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조직국장은 "몇 년된 택시의 미세한 엔진 떨림 등이 운전하는 컨디션 유지에 굉장히 영향을 준다"며 "기사들이 '(노후 차량은) 운전하기가 힘들다고 느낀다'고 하더라"고 했습니다. 
 
2023년 6월15일 서울시 중구 서울역 앞에서 손님 기다리는 택시. (사진=뉴시스)
 
공공운수노동조합 택시지부의 최세호 수석부지부장 역시 "오래된 차량은 고장이 잦아져 정비받아야 하는데, 택시회사들은 정비소로 가는 비용을 기사한테 전가시킨다"면서 "택시 기사한테 차령이 8년 된 차를 타라고 하면 사표를 쓰고 다른 회사로 가버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서울시청 관계자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부가 '주행거리 40만~41만㎞을 넘으면 운행하기 힘들다'고 하면서 환경과 안전 문제를 제기하길래 (모든 택시의 차령을 연장하지 않고) 누적 주행거리 제한을 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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