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는 유승민 전 국회의원의 딸 유담씨의 인천대 채용 특혜 의혹 관련해 감사원 감사를 요청키로 했습니다. 감사가 의결될 경우 유씨뿐만 아니라 그간 문제가 제기됐던 인천대 채용 과정에 대해 심사 기준, 구조 등 전반에 관해 대대적 감사가 진행될 걸로 전망됩니다.
2017년 3월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바른정당 제19대 대통령 후보자 선출대회에 유승민 의원 딸 유담씨가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선 유담씨의 인천대 채용 특혜 의혹이 집중 논의됐습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유담씨의) 학력이나 경력 점수가 만점인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며 "국립대 교원의 임용 과정에서, 공정성이나 심사 규정에서 투명성이나 신뢰성에 대해 엄중하게 살펴봐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천대 연구윤리위원회에 (유씨 문제를) 맡기면 본인(유씨)이 그 학교에 재직하고 있는데 또 그게 얼마나 제대로 이뤄질까 의구심이 있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가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국회법 제127조의2(감사원에 대한 감사 요구 등)에 따르면, 국회는 의결을 통해 감사원의 직무 범위에 속하는 사항 중 사안을 특정한 뒤 감사를 요구할 수 습니다. 이 경우 감사원은 감사를 요구받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감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다만 국회의 의결엔 여야 합의가 필요합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지난 10월15일자 <
(단독)'유승민 딸' 채용 공정성 논란…'경력 최고점' 의문> 기사 등을 통해 유씨의 인천대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문제를 연속 보도하고 있습니다. 유씨는 '2025년 2학기 인천대 전임교원 공개채용' 때 무역학부 국제경영 전공에 지원했고, 학력과 경력에서 만점을 받아 최종심사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인천대가 유씨에게 준 점수는 인천대의 기준과 맞지 않았고, 경쟁자들에 비해서 과도하게 높았던 겁니다.
본지 보도 후 국회 교육위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인천대의 유담씨 채용 문제를 다뤘습니다. 이에 대해 인천대는 '학력은 국제경영 전공자, 경력은 국제경영 과목을 강의했으면 만점을 줬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교육위 전체회의에선 인천대가 밝힌 해당 기준을 통과했음에도 '만점을 받지 못한' 지원자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첫 번째 국감을 하고 나서 (인천대에) 서면 질의를 했더니 구체적 기준을 그때서야 가르쳐 줬다"며 "(유씨가 지원할 당시) 국제경영을 전공한 사람이 3명이 있었다. 이 중 (10점 만점을 못 받고) 5점을 받은 사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진 의원은 "(인천대의 채용은) 의도적이다. 친분을 통해서든 유씨를 뽑기 위해 아주 교묘하게 정량평가인데도 정성평가인 것처럼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 의원은 또 "지원자 7명이 국제경영학 강의 경력이 있다"며 "전부 강사나 교수, 연구교수나 조교수일 때 국제경영 강의를 한 경력이 있는데, 이 사람들 중에 4명은 만점을 안 주고 유씨에게 만점을 준 것을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인가"라고 부연했습니다.
실제로 본지가 진선미 의원실 통해 확인한 인천대 무역학부 국제경영 전공에 지원한 25명의 이력서에 따르면,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 업무를 하고 있는 중앙대 조교수, 국제경영 강의를 하고 있는 서울대학교 강사, 국제경영·국제경영전략을 강의하는 중앙대 강사, 경영전략(영어)을 강의 하고 있는 고려대 강사, 서강대에서 국제경영전략 강의하는 대우 교수 등의 이력을 가진 지원자들은 모두 경력을 전부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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