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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이 지난 2020년 라이선스 인 계약을 통해
와이바이오로직스(338840)와 5년째 후보물질 발굴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유하고 있는 와이바이오로직스 주식 전량 매각을 결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회사는 표면적인 이유로 유동성 확보를 내세웠는데, 계획대로 주식 양도가 마무리될 경우 67억원 정도를 확보할 예정이다. 다만, 회사는 올해 초 유상증자를 통해 1100억원 규모의 운영자금을 확보한 바 있어 사측이 내세운 표면적 이유보다는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개발 진행 경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한편 사측은 주식 양도 결정과 연구개발은 별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지아이이노베이션 홈페이지 갈무리)
보유 5년 만에 전량 매도…차익 17억원 실현 기대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최근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도결정을 공시했다. 보유하고 있는 와이바이오로직스 주식 전량 29만4985주를 내년 5월3일까지 장내매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양도 주식 금액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인 10월31일 종가 2만2850원이 적용됐으며 총 양도금액은 67억원이다.
올해만 놓고 보면 와이바이오로직스의 월별 종가는 1월 7340원에서부터 시작해 꾸준히 상승했다. 6월 9060원을 거쳐 10월엔 2만2850원을 기록했고, 이날 오후 1시 기준 2만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약 1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해 회사는 매각 적기라고 판단한 모양새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0년 6월 와이바이오로직스와 라이선스 인 계약을 체결, 와이바이오로직스가 발굴한 4종의 항체서열에 대한 다중항체 또는 다중융합단백질 의약품을 개발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부여받아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있다. 총 계약금 규모는 177억원이다.
이어 같은 해 9월 지아이이노베이션은 50억원을 들여 와이바이오로직스 주식 29만4985주를 취득했으며, 출자 현황에 명시된 출자 목적은 단순 투자다. 이번에 공시된 계획대로라면 17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실제 매도일의 와이바이오로직스 시장가에 따라 차익은 변동될 수 있는 만큼 향후 6개월간 와이바이오로직스의 주가 흐름이 주목된다.
유증으로 1100억원 확보…유동성 추가 확보 필요성 '의문'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공시를 통해 주식 양도 목적으로 '유동성 확보 및 경영효율성 제고'를 명시했다. 그런데 회사는 이미 올해 3월 1112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상당한 양의 운영자금을 확보해둔 상태여서, 현 시점에서 67억원 규모의 추가 유동성 확보가 꼭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사측은 유증 당시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자금사용 계획을 상세히 명시해뒀는데, 임상시험 비용으로 299억원, 비임상 연구 관련 비용 및 연구개발인력 인건비를 포함한 연구개발자금으로 608억원, 사무인력 인건비 및 관리비 등 필수 운영자금으로 205억원을 사용한단 계획이다. 올해 반기말 기준 총 118억원을 사용했으며, 미사용자금 총 994억원은 예적금으로 463억원, 채무증권 등으로 531억원을 운용 중이다.
주식 양도를 통해 확보된 자금이 채무상환에 사용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우선 올해 반기말 기준 보유하고 있는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만 해도 455억원으로 동일 시점 부채총계 175억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유동부채는 144억원으로 집계된다. 특히 94억원 가량이 유동부채로 분류돼 있는 1회차 전환사채(CB) 100억원 전액이 미상환 상태로 남아 있고, 내년 2월부터는 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도 가능하지만, 이날 오후 1시 기준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주가는 1만5120원으로 발행 당시 전환가액 1만1647원을 웃돌고 있어 전환청구 가능성이 높기에 실질적인 상환 부담도 적다.
이에 추가적인 자금 사용처보다는 양사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 진척도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는 평균 5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는데, 그간 지아이이노베이션은 5년째 후보물질 발굴을 이어온 상태다. 조만간 성과 도출이 가능하다면 추가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해 주식 양도로 인한 실현 이익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연구는 (와이바이오로직스와) 계속 같이 하며, 주식 양도 결정과는 별개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며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이유에 대해서는 "공시된 내용 외에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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