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내믹스’…현대차 지배구조 변화의 ‘키’
엔비디아, 차세대 AI칩 ‘블랙웰’ 공급
‘아틀라스’ ‘스팟’ AI 접목…기술 혁신
현대차, 경영 승계 모비스 지분 필요
보스턴다이내믹스, 자금 확보 ‘해법’
2025-11-06 13:47:31 2025-11-06 14:31:24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엔비디아와 손잡고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술 협력에 나서면서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 상승과 함께 정의선 회장 체제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재추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와의 이번 협력은 표면적으로는 기술 혁신이지만, 그 이면에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전략적 목표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제작한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최근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칩인 ‘블랙웰’ GPU 5만장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 로보틱스, 스마트공장을 하나로 통합하는 ‘AI 팩토리’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약 3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조3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국내에 3개의 핵심 거점을 설립할 예정입니다. 
 
이번 협력의 최대 수혜자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꼽히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와 로봇 개 ‘스팟’ 등에서 보여준 움직임의 정교함과 안정성으로 하드웨어 기술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의 AI 두뇌가 결합되는 셈입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가치 상승은 단순한 기술 발전에 그치지 않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권 승계 구도와 연결 짓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재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그룹 내 여러 계열사들이 원을 그리며 서로 출자해 자본금을 늘려가는 지배구조를 일컫습니다. 
 
정 회장이 그룹의 실질적 지배권을 완성하려면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가 필수적이지만, 추산되는 필요 자금만 6조원 이상에 달하는 만큼, 자금 확보 방안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가장 안정적이고 유력한 해법으로 꼽힙니다.
 
지금까지 자금 확보 방안으로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20% 매각과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재추진 등이 거론돼왔습니다. 하지만 그룹 물류 핵심 축인 글로비스의 지배력 약화 우려가 있고, 엔지니어링 상장 재추진은 시장 환경 부진과 상장 일정 불투명성 탓에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이 안정적이고 유력한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1.27%를 보유한 정 회장이 상장 후 지분을 처분해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 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매출이나 기술의 가치가 올라가 상장을 하게 되면, 나중에 기업 지배구조에 사용되는 자금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이 자금이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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