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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월 29일 17:4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그동안 대형 벤처캐피탈(VC)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들어 신생 벤처캐피탈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모태펀드 운용기관 한국벤처투자가 지난 2018년 도입한 모태펀드 루키리그가 변화의 출발점이다. 루키리그는 신생 운용사의 도전 무대이자 실력을 입증할 발판이 됐다. 이를 통해 탄생한 슈퍼루키들은 현재 1조원이 넘는 자펀드를 운용하며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IB토마토>는 루키리그를 거쳐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소형 벤처캐피탈의 성장기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신생 벤처캐피탈(VC)들이 모태펀드 루키리그를 통해 슈퍼루키로 성장 중이다.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돼 운용자산(AUM) 규모를 늘리는 등 혁신 생태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다만 중소형 벤처캐피탈들에 있어 출자자(LP) 확보는 여전한 과제로 꼽힌다. 
 
 
(사진=비엠벤처스)
 
 
 
 
 
비엠벤처스 등 가파른 성장세로 '두각'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엠벤처스의 AUM은 지난 2월 기준 약 1225억원으로 알려졌다. 비엠벤처스는 2019년 3월 설립된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탈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출신 정은호 대표와 
포스코(005490)기술투자 출신 정성민 대표가 공동 설립했다. IT서비스, 콘텐츠, 바이오,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비엠벤처스의 주요 포트폴리오는 ▲AI 반도체 개발기업 퓨리오사A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278470) ▲뷰티브랜드 '스킨1004' 운영기업 크레이버코퍼레이션 ▲걸그룹 마마무 소속 연예기획사 
알비더블유(361570)(RBW) ▲웹툰·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 와이랩 등이다.
 
이 중 퓨리오사AI는 엔비디아(NVIDIA)처럼 AI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반도체설계전문기업)다. 거대언어모델(LLM)과 같이 추론에 특화된 AI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대표 제품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 2세대 신경망처리장치(NPU) ‘레니게이드’다. 회사에 따르면 레니게이드는 엔비디아 H100 대비 와트당 성능이 3배 더 뛰어나다. 
 
 
(사진=에이온인베스트먼트)
 
 
 
에이온인베스트는 2021년 설립된 벤처캐피탈이다. 사모펀드(PEF)·벤처투자 업계 경력이 있는 이종현 대표가 이끌고 있다. 에이온인베스트 AUM은 지난 8월 기준으로 약 800억원이다. DIVA에 따르면 '에이온스프린트벤처펀드(약정총액 212억원)', '글로벌혁신RNA신약벤처투자조합(117억3000만원)', '디지털이노베이션벤처투자조합(102억6000만원)' 등 16개의 투자조합을 운용하고 있다. 
 
벤처투자 업계는 에이온인베스트가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유전자치료제 개발기업 '알지노믹스', 신소재 발굴 플랫폼 기업 '카이로스랩',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 기술 보유 기업 '쿼드메디슨' 등이다. 
 
 
 
(사진=메인스트리트벤처스)
 
 
 
메인스트리트벤처스는 지난 2019년 7월 알리바바 중국 본사 임원 출신인 박순우 대표가 설립했다. 메인스트리트벤처스는 올해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창업초기 일반분야 GP로 선정됐다. 회사는 지난해 모태펀드 루키리그 출자사업에서도 GP에 이름을 올리는 등 2년 연속 모태펀드 출자금을 확보했다.
 
 
 
슈퍼루키 밑거름 '루키리그'…LP 확보는 '과제' 
 
모태펀드 운용기관 한국벤처투자가 2018년 도입한 '모태펀드 루키리그'는 국내 신생 벤처캐피탈들의 등용문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7년간 약 8000억원을 투입해 50개가 넘는 ‘슈퍼루키’들을 양성해왔다. 
 
한국벤처투자는 올해 루키리그에 1000억원을 출자했다. 한국벤처투자가 모태펀드 루키리그에 1000억원 이상 출자하는 건 2019년(1615억원)과 2020년·2023년(각 1000억원), 지난해(1220억원)에 이어 5번째다. 한국벤처투자는 이를 통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벤처캐피탈들을 육성해왔다. 
 
 
비엠벤처스는 지난해 한국벤처투자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루키 분야 GP로 낙점됐다. 당시 모태펀드를 주요출자자(앵커LP)로 전북특별자치도·신한자산운용 등이 출자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150억원 규모의 '비엠 K-배터리 터프테크 투자조합'을 조성했다. 펀드 주목적 투자대상은 이차전지 분야 기업이다. 
 
 
에이온인베스트는 올 들어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루키리그 부문과 사이버보안 부문에서 연이어 GP로 선정됐다. 루키리그 GP 선정으로 212억2000만원 규모의 '에이온스프린트벤처펀드'를 결성한 바 있다. 지난 6월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 사이버보안 분야 GP도 따내 출자금 100억원을 확보했다. 회사는 이를 토대로 2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 결성을 준비하고 있다. 
 
메인스트리트벤처스는 지난해 벤처캐피탈(VC) 라이센스 취득 후 2달만에 루리키그 GP로 선정되며 벤처투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회사는 당시 모태펀드 출자액 100억원을 토대로 최소결성액 230억원을 뛰어넘는 315억원 규모의 'MSV브랜드글로벌화제1호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우수한 펀드레이징(자금모집) 능력을 증명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사실 그간 적지 않은 운용사들이 모태펀드 GP를 따내고도 펀드 결성에 실패했다. 투자회사가 제대로 활동을 하려면 우선 투자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소형 벤처캐피탈들은 정책기관 출자사업 GP로 선정돼도 LP 확보에 매달려야 하는 실정이다. 비엠벤처스·에이온인베스트·메인스트리트벤처스는 루키리그를 기반으로 LP를 확보하고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벤처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LP는 운용사의 AUM·업력을 고려해 회사가 펀드를 안정적으로 운용 가능한지 판단하기 때문에 신생 운용사가 LP를 확보하는 게 어렵다"라며 "영세한 운용사들은 자금사고 등이 발생할 리스크가 있고 펀드 운용의 주요 영역인 준법감시·회수역량·투자 후 기업모니터링·밸류업 등 사후관리 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벤처투자 업계에서 신생운용사가 좋은 딜을 발굴해서 출자기관을 방문해도 큰 운용사와 공동운용(Co-GP) 형태로 구조를 재편해서 제안해 오길 원하는 곳들도 종종 있다"라며 "신생업체에 첫 출자를 맡기는 게 LP 내부에서도 부담 또는 리스크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운용을 도와줄 중견 운용사가 공동업무집행조합원으로 참여하길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전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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