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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화(000880)가 올해 상반기 건설부문 흑자전환과 지주부문 이익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을 개선했다. 하지만 건설 공사미수금 증가와 대규모 출자에 따른 차입금 확대 등으로 재무부담은 커진 상태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및 건설부문 실적 개선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자금 운용 여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사진=한화그룹)
13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2조232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4% 감소했다. 플랜트 사업 양도와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준공 영향으로 건설부문 매출이 줄었고, 글로벌부문 또한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외형이 축소된 영향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619억원에서 2815억원으로 73.8% 증가했다. 건설부문이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선 데다 지주부문에서의 배당 및 브랜드 수수료 수익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주부문은 그룹 계열사로부터의 배당금과 브랜드 라이선스 수수료 수입이 핵심이다. 올 상반기 지주부문 매출은 1965억원, 영업이익은 166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84.8%에 달한다. 지주부문 매출 비중은 8.8%에 불과하지만, 전사 영업이익 기여도는 59.2%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자릿수 증가세다. 배당금 수익은 상반기 1034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주요 수익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542억원), 한화솔루션(190억원) 등이었다.
글로벌부문은 상반기 매출 6354억원, 영업이익 1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발파용 화약 판매 부진과 석유화학 트레이딩 수요 위축이 원인이다. 지난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화약사업도 인프라 경기 둔화 여파로 수익성이 저하됐다. 케미칼사업 역시 유가 하락과 수요 감소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축소됐다.
반면 건설부문은 매출 1조3912억원, 영업이익 95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공사원가 상승 등으로 적자를 냈던 것과 달리, 인스파이어 리조트 등 주요 프로젝트 정산과 원가율 개선이 실적 회복으로 이어졌다.
국내 건축 수주잔고도 꾸준히 증가세다. 상반기 기준 전사 수주잔고는 19조7000억원에 달하며, 서울역북부역세권 개발과 수서역 복합개발사업 등 채산성 높은 사업들이 향후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가 핵심이다. 총 계약금액은 약 104억달러에 이르며, 최근 사업기간 연장 및 계약 조건 변경 협상을 완료해 향후 매출 인식이 기대된다. 다만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는 이라크 정부의 승인 지연으로 일부 미수금 수금이 늦어지고 있어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재무 측면에서는 차입 부담이 뚜렷하다. 올 상반기 말 총차입금은 4조303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5666억원 증가했다. 순차입금도 같은 기간 4조1677억원으로 늘었다. 건설 공사미수금 증가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유상증자(7659억원) 참여에 따른 자금 유출이 주요 요인이다. 실제 운전자본투자는 6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대폭 확대됐다. 총차입금 중 단기성 비중은 59.3%로 만기구조가 짧지만, 그룹의 우수한 신인도와 미사용 한도(9000억원) 등을 감안할 때 단기 유동성 대응력은 우수하다는 평가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우발채무도 관리 이슈로 꼽힌다. 상반기 기준 PF 우발채무 잔액은 1조5753억원이다. 이 가운데 자체사업 브릿지 4050억원, 본 PF 3245억원, 정비사업 3063억원 등이다. 착공 사업 비중이 높고 분양률이 양호해 위험 현실화 가능성은 낮지만, 규모가 작지 않아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이와 별도로 책임준공 및 자금보충약정 규모도 5조2000억원 수준이다.
한화는 향후 질산 증설을 통한 글로벌부문 수익성 제고와 복합개발사업 본격화를 통한 건설부문 실적 개선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 3년간 연평균 설비투자를 1300억원대 수준으로 관리하며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을 줄이고, 배당 수익 및 자체사업 현금흐름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라크 사업 정상화와 신규 수주 확대를 통해 중기적으로 현금흐름을 개선, 레버리지 완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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