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다시 보자, IPO 공룡
공모주 반짝 관심 식어…강세장 동떨어진 행보
LG씨엔에스 간신히 공모가 방어…달바글로벌 화려한 조명 꺼져
밸류 대비 주가 ‘괜찮은데’
2025-10-11 06:00:00 2025-10-11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반도체 대장주를 필두로 증시가 불을 뿜고 있는데 올해 상장한 공룡들은 힘이 빠진 모습입니다. 여전히 공모가를 크게 웃돌고 있으나 최근 주가 흐름은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다만 종목별로 온도 차는 있습니다. 한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종목은 시들한 반면 상장 초기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종목은 꾸준히 상승 중입니다. 신고가에 눈이 팔려 잊고 있던 새내기들에 다시 주목할 때입니다. 
 
스테이블코인 논의 진행형…잠재적 호재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씨엔에스는 2.63% 오른 6만6300원으로 마감, 지난 3개월 동안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 채비에 나섰습니다. 
 
LG씨엔에스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새내기 종목 중에서도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는 대어급, 그 중에서도 6조원에 달하는 덩치를 자랑하는 초대형 공룡입니다.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6만1900원)조차 지키지 못했고, 그 후로도 4만6000원대까지 추락해 체면을 구긴 흑역사가 있지만, 지난 6월 정부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논의한다는 소식에 수혜주로 주목받아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토큰증권(STO) 관련 법안 논의도 LG씨엔에스의 주가를 춤추게 했습니다. LG씨엔에스는 시스템 개발업체로 정부가 관련 사업을 진행할 경우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한국은행의 디지털화폐 실험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한 이력도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화폐 도입이란 대형 호재 기대감에 LG씨엔에스에 매수세가 집중됐고 공모가 탈환은 물론 단숨에 10만원 고지를 밟기도 했지만 기대감에 의존했기에 금세 힘이 빠졌습니다. 두 달간의 조정 끝에 9월 초 반등세가 나타났으나 9월26일 LG씨엔에스가 구축한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배터리 화재 사고가 발발하면서 다시 하락, 지난 1일 6만3800원까지 내려앉았습니다. 현재가 기준으론 지난 상승분의 절반 이상 날아간 상황입니다. 
 
상장 후 LG씨엔에스가 지나온 과정에서 공모주 거품 붕괴, 코인 광풍 등에 따른 비이성적 상승과 하락은 걷혔습니다. 화재 사고의 책임 공방이 따르겠지만 주가엔 악재가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로 공모가는 지킨 셈입니다. 
 
이제부터는 LG씨엔에스가 기록할 실적과 내재가치에 따라 길을 잡을 전망입니다. 올해 전망은 나쁘지 않습니다. 빠르게 성장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한창인데요. 이익이 작년 수준에 그친다고 해도 비싼 주가 영역은 아닙니다. 또한 최근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교환 소식과 그에 따른 주식시장 반응에서 볼 수 있듯 디지털화폐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해 계속 주목할 가치는 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고배당이 멱살 잡고 주가 올려
 
2월에 상장한 LG씨엔에스가 실망과 기대 다시 실망의 조울증 구간을 거치는 사이 3월에 상장한 서울보증보험은 한 계단씩 고점을 높였습니다. 상장 당시 전년 실적이 반토막 났다는 사실 때문에 수요예측 경쟁률도 높지 않았습니다. 이에 사측은 1주당 2800원이 넘는 고배당을 약속하며 공모가를 지켜냈는데요. 덕분에 주가는 오르내림을 겪으면서도 상승 추세를 놓치지 않고 꾸준히 올라 5만원대에 도달했습니다. 
 
또한 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확정, 주가 상승에 꽃길을 깔았습니다. 밸류업 공시엔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보장, 주주환원율 50% 이상 유지 계획 등이 담겼습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도 있습니다. 더불어 2030년까지 지급여력비율(K-ICS) 320% 유지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 목표도 있습니다. 
 
주주환원 규모를 최소 기준 2000억원으로 가정해도 주당 2865원입니다. 주가 상승으로 상당 당시처럼 두 자릿수 배당수익률은 안 되지만 현재가 기준으로도 5%를 훌쩍 넘는 환원율입니다. 느려도 꾸준한 상승세가 유지되는 이유입니다. 
 
달바글로벌은 이들보다 덩치가 작아도 K-뷰티 신흥 강자로 화려한 조명을 받았습니다. 주가에도 그 행보가 묻어있습니다. 올해 실적도 전년 대비 급증할 전망입니다. 다만 3분기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 전망이어서 주가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마케팅 및 채널 전략이 4분기에 맞춰져 있다”며 4분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지금 주가도 공모가보다는 10만원가량 높지만 상승 초기의 강세를 감안하면 기세가 크게 꺾인 상태인데요. 화장품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평균 또는 그 이하로 볼 수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코스피는 연일 사상 최고점을 갱신하고 있지만 올해 상장한 IPO 공룡들은 시장과 동떨어진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사진=김창경 기자)
 
케이조선 매각, 대한조선 ‘귀 쫑긋’
 
하반기에 상장한 대한조선 역시 공모가에서 2배 올랐다가 다시 내려왔습니다. 이젠 상장 이틀째 기록했던 저가보다 낮습니다. K-조선이 주도 섹터로 부상한 해인데 주가는 힘이 많이 빠진 모습입니다. 마스가(MASGA) 기대감에 올랐던 주가에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의 관세 협상 우려가 반영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가 오를수록 커지는 조선주 고점 논란도 한몫 거듭니다. 
 
다만 최근 진행 중인 케이조선의 매각 추진 결과에 따라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부(연합자산관리)는 구조조정을 마친 케이조선 지분을 경영권을 포함해 매각할 예정인데요. 케이조선과 대한조선이 영위하는 사업이나 자산, 실적 등이 비슷해 케이조선의 몸값이 얼마로 매겨지느냐는 대한조선에도 관심사입니다. 대형 조선사들의 밸류를 적용할 경우 1조원 이상, 대한조선이 공모할 당시 적용한 셈법을 대입하면 6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대한조선 시총은 공모 당시 책정한 가격보다 올랐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결정될 수도 있습니다. 케이조선 매각가가 1조원을 훌쩍 넘긴다면 대한조선이 재평가받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명인제약의 경우엔 이제 막 상장해 3영업일을 보낸 새내기이다 보니 주가의 방향성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상장 첫날 강하게 오른 후 2영업일째 하락을 기록해 거품 제거이든 제자리 찾기든 당분간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한편 지투지바이오는 IPO 당시 체급 미달이었지만 상장 후 조 단위 공룡이 된 케이스입니다. 기존 약물의 효과를 지속시켜주는 미립구 주사제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국내외 제약사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이오기업의 취약점인 재무구조가 열악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공모 자금으로 해소했습니다. 
 
이처럼 올해 상장한 IPO 공룡들은 대부분 시장의 관심에서 벗어난 후 시장의 강세와는 동떨어진 행보를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적으로 혹은 호재로 재조명될 가능성도 다분해 지켜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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