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내실 있는 국정감사를 부탁해
2025-10-10 15:37:36 2025-10-10 17:22:28
국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를 겨냥하고 있다.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에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과 김영섭 KT 대표이사,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 윤종하 MBK 파트너스 부회장도 포함됐다. 롯데카드 해킹 사태로 300만명에 가까운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대주주로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김 회장은 정무위 외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회는 롯데카드 해킹 사태로 인한 개인정보 침해와 홈플러스 경영 악화와 대규모 자산 매각으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 및 약탈적 운영 행태 등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MBK 파트너스 사례와 같이 그 경영 행태가 전방위적으로 국민 삶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기업의 경우에는 국회 차원의 감시와 견제는 필수적이다. 독점적 지위를 갖거나 통신이나 금융, 대형 플랫폼 같은 국민 생활에 밀접하게 관계되는 분야에서 국민 피해가 발생하면 국회는 그 대상이 공공기관이든, 사기업이든 관계없이 조사하고 대책을 촉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른바 '김건희 집사 게이트'와 연루된 한국증권금융이 있다. 한국증권금융은 겉보기에는 민간금융이지만 실은 증권시장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라는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한 주요 증권사와 주요 은행들이 회사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은 그동안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3년 6월 자동차 렌털 기업인 IMS 모빌리티에 5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건희씨의 집사로 불린 김예성씨의 엑시트를 돕기 위한 특혜성 투자 의혹이 일고 있다. 현재 특별검사팀의 수사를 받고 있지만 국내 유일의 증권금융 회사로 안정적 운용을 해온 한국증권금융이 특출난 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재무적으로 불안한 비상장 벤처에 투자한 경위와 배경에 대해 국회에서 따져 물을 필요가 있다. 
 
10년 전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된 한국거래소 역시 감시 대상이다. 한국거래소는 주식·채권·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해 매매, 청산, 결제 시장 감시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올해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의 출범으로 점유율과 매출이 감소하면서 거래시간 연장과 수수료율 등을 고민하고 있다. 투자자, 증권사, 기업 관계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 사안이 거래소의 독자적 판단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국회가 감시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거래소의 독과점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국거래소 로비에 3달 넘게 걸려 있는 '근조 현수막'은 한국거래소라는 독점적인 사업자가 회원사들의 부담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경영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회는 이 현수막의 경고를 외면하지 말고,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권한 남용 의혹에 대해 공익적 감시 의무를 이행해야 할 것이다. 
 
이보라 증권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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