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100일)②내란 특검, 8부 능선 넘었지만…윤석열 강제조사 '쩔쩔'
특검, 수사 기간 '연장' 가능성 높아
윤석열·한덕수·이상민 등 줄줄이 기소
계엄 해제 방해·무인기 외환 의혹 수사 미완
윤석열 버티기에 일부 조사 난항
2025-10-09 15:28:23 2025-10-09 18:58:12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윤석열씨의 12·3 비상계엄과 관련된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출범한 내란 특검은 윤석열씨, 윤석열정부 주요 국무위원등을 구속하는 성과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2024년 12월3일 '그날 밤'의 진상은 온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내란·외환 수사의 마지막 퍼즐을 풀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인 겁니다. 
 
내란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사진=뉴시스)
 
핵심 인사 줄줄이 기소…수사 동력은 유지
 
내란 특검의 수사는 지난 6월18일부터 개시됐고 9월25일자로 100일이 지났습니다. 그간 특검보 6명, 파견 검사 60명 등 총 270여명 규모로 출범해 비상계엄 등 11건의 수사 대상을 놓고 조사를 벌였습니다. 애초 9월15일까지였던 수사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한 만큼 10월15일까지 수사가 진행됩니다. 현재로서는 11월 중순까지 추가 연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란 특검은 내란 의혹 핵심 피의자들인 윤씨를 비롯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불구속 기소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또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을 추가 기소했습니다. 
 
한덕수 전 총리와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게 옥에 티였으나, 큰 틀에서 수사 방향이 잘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무엇보다 3월8일 석방된 윤씨를 7월10월 재구속한 게 수사 동력 유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입니다. 내란 특검은 수사 개시 6일 만인 6월24일 경찰 특별수사단 3차 출석 요구에 불응한 윤씨에게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초반부터 강수를 던졌습니다. 6월28일과 7월5일 두 차례에 걸쳐 윤씨를 소환조사 했고, 결국 7월6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끝에 7월10일 윤씨 구속영장 발부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윤씨의 내란 혐의 재판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가 윤씨의 석방을 결정했으나 석달 만에 특검이 그를 다시 구속시킨 것은, 특검의 존재 이유를 입증한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법원 결정을 뒤집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확보된 증거와 정황이 충분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현재 내란 특검은 계엄 당시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세 차례 바꿔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을 집중 수사 중입니다. 또 윤씨가 비상계엄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는 목적으로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지시했다는 외환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특검은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의 경우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 있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고 표결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했다고 의심합니다. 해당 의혹 관련해 당사자들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수사 협조가 필요하지만 당사자들의 수사 거부로 현재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검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김용태·김태호·김희정·서범수 의원 등 5명에게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이 역시 당사자들의 불출석으로 좌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석열씨가 지난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재판에서 눈을 감고 있다. (사진=뉴시스/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처)
 
특검, 윤석열 '법꾸라지' 행태에 발 묶여
 
조직적인 수사 거부의 끝은 윤씨입니다. 윤씨는 재구속된 이후 특검의 소환 요구와 재판 출석을 보이콧 중입니다. 내란 특검은 외환 의혹 수사를 위해 윤씨를 소환하려 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윤씨에 대한 조사 없이 그를 그대로 재판에 넘겨야 하는 형국입니다. 
 
앞서 내란 특검은 세 차례 윤씨에 대한 강제 인치를 시도했지만 윤씨가 구치소 독방에서 나오지 않으면서 무산됐습니다. 7월 서울구치소 측에 윤씨를 데려오라고 공문을 보냈으나 구치소 측은 "물리력 행사 곤란"이라며 제대로 응하지 않았습니다. 특검은 피의자 진술 없이 추가 기소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형사절차상 가능한 조치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윤씨는 자신의 석방 여부가 달린 구속적부심과 보석 심문에는 출석하며 '법꾸라지'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윤씨는 최근 있었던 보석 심문에서 "구속된 피의자를 책상 앞에 앉히는 것도 검사의 능력"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있었던 김건희 특검의 두 차례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비판한 메시지입니다. 이는 자신을 향해 강제 인치 시도 카드를 만지작거린 내란 특검을 겨냥한 말이기도 합니다. 
 
피의자 윤씨가 사실상 특검의 수사 성패를 좌지우지하고 있지만 특검으로서는 이렇다 할 묘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특검이 '법기술자' 윤씨에 끌려다니는 모양새입니다. 특검을 결국 윤씨가 추가 조사하지 못하면 수사 완성도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특검이 체포영장 집행과 같은 강제 수사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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