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뒤숭숭할 땐 배당주
스톰테크 배당수익률 두 자릿수…7%↑ 고배당주 수두룩
작년 ‘폭탄배당’ 배경 확인해야…‘비과세 감액배당’ 막차 다수
2025-10-10 06:00:00 2025-10-10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주식시장이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데도 긴 추석 연휴를 앞둔 투자자들은 매도로 일관했습니다. 연휴 동안 국내 증시가 멈춘 사이 큰일이 생길까 우려가 컸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주식을 팔자니 불장에서 소외되는 두려움이 따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투자자들에겐 배당주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배당이 주목받는 연말이 머지않았습니다. 
 
‘포모’ 걱정되면 배당주로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외국인들은 코스피 주식을 3조2000억원 이상 대거 순매수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도 3500선을 강하게 돌파하며 최고점을 3565포인트로 높였습니다. 
 
그럼에도 개인들은 3조원 넘게 주식을 내다 팔았습니다. 연휴 기간 돌발 변수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 먹거리 물가가 급등한 것으로 전해져 불안을 키웠습니다. 반면 미국의 반도체주들이 불을 뿜었고 일본도 강세를 보여 한국 증시의 추가 상승을 예고했지만 글로벌 경제 전반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미국의 관세 압박이 확장될 조짐인 데다 셧다운 상태인 미국 내 정국 불안은 격화되고 있습니다. 다른 악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올해 남은 4분기를 마음 편히 보낼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보유 주식을 모두 팔고 시장을 떠나있기엔 포모(FOMO) 우려가 큽니다. 불을 뿜는 시장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은 손실에 견줄 만한 괴로움입니다. 
 
이런 투자자들이라면 배당주가 해답이 될 수 있습니다. 종목 특성상 상대적인 위험도가 낮고, 주가 상승에선 뒤처질지언정 배당이란 안전판이 심리적 방패막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침 배당의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상장기업 중 분기 배당으로 전환했거나 연말 배당기준일을 내년 주총 시즌 전후로 옮긴 경우가 많아 배당기준일까지 아직 여유가 있는 기업들이 많지만, 서둘러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배당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때쯤엔 배당주들도 오름세를 나타내 그만큼 매수가 대비 배당수익률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표=뉴스토마토)
 
‘감액배당’ 거품 빠질 고배당주 피해야 
 
한국거래소 KRX정보데이터시스템을 활용하면, 개별 기업들의 현재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2일 현재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통틀어 가장 높은 배당수익률이 예상되는 종목은 레드캡투어로 19.51%로 조회됩니다. 
 
단, 이 자료를 그대로 투자에 대입해선 안 됩니다. 단순히 과거의 배당 이력을 현재 주가로 나눠 산출한 결과이므로 올해에도 이렇게 배당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예상배당수익률이 높게 집계된 경우엔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KRX정보데이터시스템엔 레드캡투어가 1주당 2300원을 배당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레드캡투어의 지난해 배당금은 주당 2150원이었습니다. 상반기 150원, 하반기에 2000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올해 상반기 300원을 배당했습니다. 즉 이 자료에 명시된 연간 배당금 2300원은 2024사업연도 배당금이 아니라 최근 12개월 사이 지급한 배당금을 의미합니다. 만약 올해에도 연말에 작년처럼 2000원을 배당한다면 연간 배당금이 2300원이 되겠지만 그러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레드캡투어는 지난해 무려 22.4% 배당수익률에 달하는 '폭탄배당'을 실시했습니다. 배당 총액이 334억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작년 순이익은 203억원이었습니다. 순이익보다 60% 더 많은 돈을 배당할 수 있었던 것은 자본준비금 덕분입니다. 
 
레드캡투어는 배당에 앞서 지난해 12월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자본준비금 48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이익잉여금이 1500억원이나 있는데 굳이 추가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것은 배당세 때문이었습니다. 자본잉여금을 감액해 배당할 경우 배당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세법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른바 ‘감액배당’입니다. 
 
그런데 이 세법을 개정해 감액배당에도 배당소득세 과세를 추진한다는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다시 말해 지난해 배당이 법 개정 전 비과세 감액배당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셈입니다. 이에 해를 넘기기 전에 급히 임시주총을 열어 자본준비금 재원을 배당 가능한 이익잉여금으로 돌려놓은 것입니다. 
 
자본금 감액을 안건으로 임시 주총을 연다는 소식은 곧 폭탄 배당을 사전 고지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레드캡투어의 지분은 조원희 회장과 아들 구본호씨 등이 76%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폭탄 배당의 가장 큰 수혜자 또한 이들입니다. 
 
예고대로 올해 법이 개정돼 이제부터는 대주주가 감액배당으로 받은 금액이 취득가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배당소득세가 붙습니다. 일반주주는 예전처럼 비과세를 적용받지만, 대주주 입김이 미치는 경영진들이 감액배당을 의결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입니다. 
 
따라서 지난해 결산에서 배당금이 평소보다 유독 많았던 기업들은 배당 이력과 배경을 하나하나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감액배당을 포함, 일회성 폭탄 배당 성격이 짙은 종목은 제외한 후에 투자 후보를 추려야 합니다. 
 
실적·배당 일관성 갖춘 배당주, 6~7%로 눈높이 내려야
 
일회성 배당을 제할 경우 고배당주 리스트에서는 스톰테크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스톰테크는 정수기 부품을 제조해 정수기 제조사에 납품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실적이 빼어난 것은 아닌데 주가가 낮아 배당수익률이 좋은 경우입니다. 
다만 한국거래소 자료엔 연간 배당금이 370원으로 나와 있는데 이는 지난해 진행된 무상증자를 반영하지 않아 오류가 있습니다. 스톰테크는 지난해 6월 말을 기준해 주당 220원을 중간배당한 후 8월에 1주당 1주를 지급하는 무증 절차를 밟았습니다. 주식 수가 2배로 불어난 후 연말에 150원을 추가 지급했으니 불어난 주식 수로 환산할 경우 작년 배당금은 주당 260원입니다. 현재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7.05%로 거래소 자료보다 낮습니다. 
 
신용정보회사 이크레더블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덕분에 주가도 높은 영역에 머무를 때가 많은데 2023~2024년엔 약세였고 그로 인해 배당수익률이 높게 집계됐습니다. 올해는 주가가 반등했기에 12%를 넘긴 작년 배당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높은 수준인 것은 분명합니다. 
 
대덕전자가 대주주인 와이솔은 적자 실적에도 넉넉한 자산을 바탕으로 배당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배당수익률도 좋은 편입니다. 배당 정책에 일관성이 있어 올해 결산 때도 배당을 하겠지만 실적이 좋지 않아 배당 컷도 가능하다는 점은 찜찜한 구석입니다. 
 
이처럼 배당수익률 상위권에 포진한 종목들은 배당에 후한 대기업들처럼 실적이 안정적이면서 무리하지 않고 배당할 수 있는, 배당 정책에도 일관성이 있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이런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배당수익률이 조금 더 낮은 현대차 우선주들이나 광주신세계까지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론 현대차도 올해 대미 관세로 타격이 커서 배당에 인심 쓰기 어려운 환경이란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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