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강국 세액공제, 한국도 서둘러야"
실패 확률 높은 창작 콘텐츠
주요국은 차별 없이 세액공제
"문화 콘텐츠 통합 정책 필요"
업계 "인디 투자로 파이 커져"
최휘영 장관 '국정과제' 약속
2025-09-30 17:35:16 2025-09-30 17:36:03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K콘텐츠 수출 50조원 시대를 열기 위해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습니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K-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보호 무역주의 기조 속에 수출에 대한 기대가 높은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힘은 그 자체뿐만 아니라 국가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연관 산업에 파급 효과를 미치는 데 있다"고 말했습니다.
 
송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정책연구센터장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K-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생산 유발액 2조2550억
 
콘텐츠업은 대표적인 수출 산업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콘텐츠 수출액은 133억 달러로 이차전지(약 98억 달러)와 가전(약 95억 달러)보다 높습니다. 흑자 규모는 124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게임은 콘텐츠 전체 수출액 중 62.9%를 차지했습니다.
 
게임 산업의 중요성은 높아졌지만 조세감면제도는 여전히 제조업·기술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콘텐츠 조세지원 제도가 있긴 하지만 그 대상은 방송 프로그램과 영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입니다. 제작비 최대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15%, 중견기업 20%, 중소기업 30%입니다. 웹툰 제작비 세액공제는 2026년 1월 시행됩니다. 대·중견은 10%, 중소기업은 15% 공제됩니다.
 
게임은 파급력만큼이나 실패 확률도 높아 투자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작비에 따른 가격 차별화가 어렵고 인건비와 매몰비용도 큽니다. 제작 기간이 3~5년으로 길지만 투자비와 창작력, 성공 가능성이 비례하지 않습니다. 업계 경쟁 심화와 수익성 악화, 성장세 둔화 위기에도 직면했습니다.
 
송 센터장은 영상 제작비 세액공제율의 게임 적용을 가정해 "5년간 약 1조6000억원의 제작비 투자가 추가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중소·중견·대기업에서 고르게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5년간 부가가치 유발액이 1조4554억원, 생산 유발액 2조2550억원, 취업자 1만5513명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며 "부가가치와 생산·고용 모두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서 제도 시행 이후 재투자 확산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채종성 법무법인 율촌 조세진단팀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선진국 세액공제로 경쟁력 유지
 
주요국은 문화예술 콘텐츠 경쟁력 유지를 위해 게임 제작비 세액공제를 시행 중입니다. 채종성 법무법인 율촌 조세진단팀장(세무사)에 따르면, 미국은 게임·영화·음악 모두 제작비와 연구개발(R&D) 세액공제를 합니다. 미디어가 융합되는 추세에 맞춰 통합 지원하는 겁니다. 세액공제율은 주별로 다르지만 25~35% 수준입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최대 공제율은 40%에 달합니다. 독일은 게임을 미래 디지털 콘텐츠 산업으로 정의하고 보조금을 지급합니다. 영국은 게임을 창조 산업으로 지정해 핵심 비용의 34%를 공제합니다. 일본은 게임을 전략 콘텐츠 산업으로 보고 올해부터 이노베이션 거점 세제를 도입했는데요. 게임 매출 중 특허권에서 발생한 매출의 30%를 과세소득에서 공제합니다.
 
채 팀장은 "문화산업 콘텐츠는 리스크가 높고 수익은 전 사회가 향유한다는 점을 전 세계가 알고 있다"며 "게임 캐릭터가 영화로 제작되고 영화가 게임과 음악이 되는 부분을 강조하지 게임을 차별적으로 취급하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는 문화 콘텐츠에 대해 통합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황욱 네오위즈 CFO(최고재무책임자)가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대작 개발 망설여져
 
업계에서도 세계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세액공제가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황욱 네오위즈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정통 영상 콘텐츠에 머무는 세액공제 혜택이 매체 발전과 궤를 같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황 CFO는 "영화는 영상이 일방적으로 관객에게 전달 되는 방식이라면 저희는 사용자가 조종할 수 있는 훨씬 고도화된 영상을 만들고 있다"며 "게임은 종합 예술의 형태이고 저희는 예술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네오위즈는 2023년 콘솔 게임 'P의 거짓'을 출시해 300만 장 넘는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세액공제 없이 3~4년 간 수백억원을 들여 대작 게임을 만들기까지 깊은 고민이 필요했다고 돌아봤습니다.
 
황 CFO는 개발비 세액공제 효과에 대해 "게임 개발에 재투자하거나 국내 인디 게임사에 투자해 만든 게임을 저희가 배급함으로써 저희도 수익을 얻고 그들도 수익을 얻고 이 업계가 더 건전하게 발전해 나감으로써 전체 파이가 커지고 게임을 잘 만들 수 있는 개발자들이 더 많아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재정 당국을 설득해 게임·음악 세액공제를 이끌어내겠다고 했습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도 축사를 통해 제작비 세액공제를 영상 외 분야로 확장하는 걸 국정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날 토론회는 조승래·임오경 민주당 의원, 김승수·박정하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게임산업협회·한국모바일게임협회·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공동 주최했습니다.
 
조 의원 등과 네 개 협회 대표들은 토론회 직후 게임·음악 분야 세제지원 도입시 정책 지원으로 절감한 세액의 일정 비율을 펀드 형식으로 조성해 각 분야에 재투자하겠다는 정책협약을 맺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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