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M&A 물꼬 트였나…회생 가능성 솔솔
24일 MBK "회생 과정에 2000억원 추가 투입" 발표
김병주 회장 '인수 대상자 협상' 발언에 이은 '청신호'
이르면 10월 계획안 나올 수도…재무정리 숙제 산적
2025-09-24 15:40:12 2025-09-24 16:55:56
(사진= 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 인수 협상자를 상대로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홈플러스의 회생 가능성에도 조금씩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김 회장의 발언대로 M&A(인수합병)가 가시화된다면, 앞서 세 차례 미뤄졌던 홈플러스 회생 방안도 이르면 내달 완성될 전망입니다. 
 
24일 MBK는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 기존 3000억원에 2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9일 김 회장이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담 자리에서 홈플러스 인수 협상자와 구체적인 M&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희망적인 소식입니다. 
 
김 회장 언급한 인수협상자 추측 난무…불발 땐 청산 불가피할 수도 
 
지난 2015년 9월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는 10년 만에 회생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당시 MBK는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사들인 뒤 1년 뒤인 2016년부터 20여개 점포를 폐점하거나 매각 후 재임차하는 등 과정에서 노조와 부딪혀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홈플러스가 경영난에 직면한 건 2021년 첫 영업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터입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을 진행하고 부동산을 유동화 했지만 경영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올해 2월28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이 지난달 28일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한 지 4일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당시 홈플러스의 금융 부채는 2조원(리스 부채 제외)으로 1년 이자비용만 40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자 홈플러스는 임대료 조정이 불발된 마트에 대한 폐점을 결정하는 데 이어, 15개 조기 점포 폐점을 추가 발표했습니다. 
 
당정과 시민단체는 홈플러스 폐점이 직원들의 생계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MBK에 책임을 묻는 자리를 여러 차례 만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지난 19일 여권과 김 회장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매각이 완료되기 전까지 홈플러스 폐점은 잠정 유예됐습니다. 이에 따라 폐점이 예고돼 멈춰 섰던 온라인 배송이 다시 운영되고, 직원 전환 배치도 보류된 상황입니다. 
 
이날 간담회에 동석한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회장은 현재 유력한 M&A 의향자와 협상을 하고 있으며, 올해 11월10일까지는 끝내기로 했다고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11월10일은 MBK가 홈플러스 회생 방안을 제출해야 하는 최종 날짜입니다. 
 
문제는 김 회장이 말한대로 홈플러스 인수 절차가 문제 없이 진행될지에 대한 것 입니다. 업계에선 이번에도 M&A 윤곽이 잡히지 않을 경우 결국 청산까지 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홈플러스는 지난 6월부터 고용 보장을 전제로한 M&A를 추진해왔지만,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쪼그라드는 가운데 적자 구조가 심각한 홈플러스를 인수하겠다는 국내 기업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수도권 오프라인 매장에 수요가 있을 법한 농협이 인수 대상자 물망에 거론되기도 했지만, 재무적 여력이 없고 소비구조가 맞지 않는다며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국내 유력 업체들이 손사레를 치자, 김 회장이 직접 언급한 기업이 해외 기업이나 사모펀드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돕니다. 
 
투자자 재무 정리 등 '숙제' 산적…MBK, 2000억원 추가 투입 '약속'
 
김 회장의 발언에도 홈플러스 M&A까지 풀어가야 할 숙제는 쌓여있습니다. 결국 폐점을 하게 되는 점포 직원과 점주 보상금 소통은 물론, 홈플러스 투자자에 대한 손실 후폭풍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감당해야 할 몫입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지 반년이 넘었지만, 매출채권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 피해 구제책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ABSTB는 최종 변체 책임이 홈플러스에 있기 때문에 회생계획안에 관련 대책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M&A 대상자와도 논의가 선행돼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홈플러스에 투자하면서 본 손실이 9000억원에 달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이 가운데 MBK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에 2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종하 MBK 부회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홈플러스 사태에 사과하고, 기존 3000억원 지원에 2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K는 "홈플러스 M&A 과정에서 인수인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자사 운영 수익 중 일부를 활용해 최대 2000억원을 홈플러스에 증여할 것"이라며 "이로써 총 5000억원의 지원을 단행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기업 회생이나 워크아웃 사례에서 대주주가 기업 정상화를 위해 투입한 자금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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