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반등'에도…IMF '내수·구조개혁' 콕 집었다
2025년 IMF-한국연례 협의 결과
올해 한국 성장률 0.8%→0.9%↑
장기 지출에 재정건전화 노력 주문
2025-09-24 15:53:45 2025-09-24 19:38:1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소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하반기 소비·투자 회복과 반도체 수요 개선, 완화적 정책 효과를 반영한 결과입니다. 다만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내수 활성화와 수출 구조 다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낮아진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조개혁과 함께 장기적인 재정건전화 노력을 주문했습니다. 단기 경기부양을 위한 확장 재정정책과 별개로 고령화로 중장기 재정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 재정 개혁을 포함한 구조개혁이 전제돼야만 성장률 3%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IMF의 판단입니다. 
 
"소비심리 개선·추경 효과 반영해 성장률 상향"
 
IMF는 24일 '2025년 IMF-한국 연례협의 결과 발표문'을 통해 "완화된 재정·통화 정책에 힘입어 국내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견조한 대외 반도체 수요가 다른 수출의 감소를 상쇄하면서 올해 성장률은 0.9%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IMF 한국 미션단은 지난 11일부터 2주간 한국과의 연례협의를 가졌으며, IMF 한국 미션단의 견해인 이번 전망치는 다음 달 IMF 공식 경제전망에도 반영될 전망입니다. 
 
IMF의 한국 성장률 눈높이는 지난 7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높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0%)보다는 낮고, 정부와 한국은행(각각 0.9%)과는 같은 수준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0.8%)의 전망보다는 높습니다. 내년 한국 성장률은 "불확실성 완화, 완화적 정책의 효과 본격화, 기저효과 등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8% 확대될 것"이라며 종전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라훌 아난드 IMF 한국 미션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보였고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로 인한 소비심리 개선이 반영됐다"며 "7월 전망 이후 발표·집행된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도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0.9%로 상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선 "1.8%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에 수렴해가는 경로"라며 "중기적으로 아웃풋 갭(실제 GDP 성장률과 잠재 GDP 성장률의 차이)도 메워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IMF는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선 내년까지 목표 수준인 2% 가까이에 머무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전망 불확실성이 높고 위험은 하방 리스크가 더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가계대출에 대해선 "서울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고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인 정책은 금융 부문의 취약성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구조개혁·재정관리 주문…"고령화로 지출 압박 ↑"
 
IMF는 한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선 내수 활성화와 수출 구조 다변화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아난드 단장은 "점진적인 가계부채 축소,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 인구구조 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서비스 수출의 발전을 지원하고 혁신 및 인공지능(AI) 대전환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수출 시장 및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정책은 대외 수요의 복원력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며 "정부의 경제성장 전략이 AI 도입, 혁신 및 서비스 수출에 집중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단기적인 정책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구조개혁과 장기적인 재정건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IMF는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구조개혁을 가속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생산성 격차를 줄이고 AI 대전환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동시에, 혁신과 AI 대전환의 이점을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아난드 단장은 "한국의 고령화 문제로 중장기적으로 건강보험, 연금 등 여러 지출 압박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 재정 지출 압력에 대응할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재정건전화 노력이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연금제도 개편, 재정수입 조성, 지출효율성 향상 등이 중요하다"며 "중기 재정 프레임워크를 개선해 신뢰 가능한 중기적인 재정 앵커(anchor·목표치)를 도입하는 것이 장기적인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 밖에 IMF는 AI 혁신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대기업은 어느 정도 수월하게 AI를 도입하고 생산성 향상을 누리겠지만, 중소기업은 디지털 숙련도를 높이도록 지원하지 않으면 생산성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IMF는 해마다 회원국의 경제 상황과 정책 권고를 담아 연례협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협의단은 이번 연례협의를 바탕으로 오는 11월께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라훌 아난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 미션단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IMF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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