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중요치 않다"던 정태영,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최다 출원
2025-09-25 06:00:00 2025-09-25 06:00:00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는 상표권보다 기술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정작 현대카드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금융권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상표권를 확보하면서 정 부회장의 발언이 무색해진 상황입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에서 출입기자단과 만나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다른 카드사나 은행에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금융권이든 플랫폼 회사든 전략이 확실히 있어서 치고 나가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핵심은 상표를 하나 출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 분야에 얼마나 지식을 쌓고 있고 테스트해봤냐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부회장의 발언은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선점 경쟁을 벌여온 금융권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은 상표권 확보가 아니라 기술력에 있다는 취지였지만, 발언이 무색하게도 현대카드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카드는 MPKRW, HCKRW, KRWHC 등을 포함해 총 51건의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선점했습니다. 다른 카드사를 살펴보면 △롯데카드 36건 △KB국민카드 35건 △우리카드 9건 △신한카드 8건 △BC카드 5건 △하나카드 2건 등에 그쳤습니다. 삼성카드(029780)와 NH농협카드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을 전혀 출원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금융권까지 포함해도 현대카드의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출원 건수는 단연 압도적입니다. △토스뱅크 48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24건 △신한은행 21건 △카카오페이 18건 △KB국민은행 17건 △하나은행 16건 △카카오뱅크 12건 △우리은행 10건 △네이버페이 5건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48건을 출원한 토스뱅크를 제외하면 현대카드는 타 금융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상표권을 가졌습니다. 
 
금융사들이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법제화 이전에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입니다. 스테이블코인 유통 주체가 금융사가 아닌 일반 기업도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습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에 속도가 붙으면서 금융사 간 스테이블코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24일 디지털자산 테스크포스(TF)를 공식 출범시키며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이번 TF는 민주당 의원들이 각각 발의한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을 조율해 처리 속도를 높이고, 당 차원의 통일된 입장을 내기 위해 구성했습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법제화 이전에 상표권 출원으로 향후 열릴 수 있는 시장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각사들은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상표권 선점은 과거 도메인 선점과 같은 격"이라며 "결국 법제도가 어떻게 될지가 핵심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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