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3개월…아이폰17 시세, SKT만 '고가 행보'
아이폰17 시세, SK텔레콤 최대 70만원 격차
오프라인 매장 손사래…"SK텔레콤 보조금 자제 기조 지속"
"해킹 사태에 따른 일시적 현상" 지적도
2025-09-23 15:30:02 2025-09-23 16:34:50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이후 첫 플래그십 모델인 아이폰17 시리즈가 최근 출시된 가운데, 해당 모델의 통신사별 보조금 차이로 가격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SK텔레콤(017670)이 경쟁사 대비 최대 70만원 이상 비싸게 책정돼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데요. 현장 판매점들 사이 불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인공지능(AI) 투자와 장기 고객 유지에 초점을 맞춘 SKT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과 통신사 해킹 사태 여파인 만큼 향후 보조금 규모가 유동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단통법 폐지 3개월째이자 정기 휴무일(23일)을 하루 앞둔 22일, 대표적인 오프라인 매장인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아이폰17 일반 모델(이하 256GB, 통신사 이동·10만원대 요금제 6개월 유지, 부가서비스 3개월 유지, 공통지원금 기준) 개통 조건을 묻자, 매장 직원은 곧바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가격을 제시했는데요. A매장은 LG유플러스(032640) 48만원, KT(030200) 59만원, SK텔레콤은 83만원이었습니다. 이는 아이폰17 일반 모델의 출고가(약 129만원)에서 이동통신사 공통지원금(20만~25만원) 및 판매점 자체 지원금을 뺀 소비자 부담 금액인데요. 같은 조건임에도 통신사 별로 30만원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폰 매장 구역. (사진=뉴스토마토)
 
프로 모델에서는 차이가 더 벌어졌습니다. 아이폰17 프로 모델(출고가 약 179만원)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B매장은 LG유플러스 66만원, KT 86만원, SK텔레콤은 124만원이었는데요. C매장에서도 프로 모델 기준 각각 55만원, 79만원, 127만원으로 SK텔레콤 통신사 변경 조건의 지원금 규모가 가장 적었습니다. 판매자들은 "도무지 손님들에게 내놓기 힘든 가격"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 판매자는 "SK텔레콤의 가격 정책이 전반적으로 안 좋다"며 "과장 조금 보태서 그냥 팔지 말라는 식의 가격"이라고 잘라 말했는데요. 또 다른 업자는 "아이폰17 시리즈가 출시된 첫날부터 SK텔레콤은 보조금 지원에 소극적"이라며 "다른 통신사와 비교해 보조금 규모에서 차이가 있다 보니 손님들에게 권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음지 판매처로 꼽히는 이른바 '성지'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는데요. 23일 광진구 D판매점에서는 아이폰17 일반 모델에 LG유플러스, KT 번호이동 조건으로 소비자부담금 50만~60만원대를 제시했지만 SK텔레콤 가격을 묻자 말을 아꼈습니다. 다른 두 통신사 대비 보조금 지원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난다는 이유에섭니다. 마포구 E판매점에서는 일반·프로 모델 모두 다른 통신사 대비 25만원가량 차이가 났는데요. 이날 한 성지 매장 판매자는 "이는 통신사마다 기기를 팔았을 때 남는 지원금의 규모가 달라서 생기는 일"이라며 "SK텔레콤이 지난 해킹 사태 이후 내실화에 집중하면서 지원금 규모가 축소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통신사별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현 상황이 이어질지를 두고 현재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분분한 상황입니다.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최근 가입자 출혈 경쟁보다는 AI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통신사 변경이 잦은 고객보다는 장기 고객 유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오히려 현재 일부 통신사의 보조금 지원 규모가 과한 것일 수도 있다"며 "최근 통신사를 겨냥한 해킹 사태가 이어진 만큼, 정부의 추후 발표에 따라 보조금 규모는 유동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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