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미디어텍과 퀄컴이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신제품을 이번 주 출시하면서, AP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차세대 AP ‘엑시노스 2600’을 통해 대응에 나설 방침입니다. 두 회사의 AP가 모두 3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생산되는 만큼,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 생산으로 기술 격차를 앞세운다는 전략입니다.
미디어텍이 22일(현지시간) 새 AP '디멘시티 9500'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미디어텍 소셜미디어 갈무리).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텍과 퀄컴은 하루 차이를 두고 새 AP를 선보입니다. 대만 미디어텍은 이날 스마트폰 칩셋 ‘디멘시티 9500’을 공식 발표합니다. TSMC의 3세대 3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이 칩셋은 최신 빅코어 CPU 설계를 적용해 전작보다 전력 효율이 최대 40%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멘시티 9500은 내달 13일 출시되는 비보의 스마트폰 ‘VIVO X300’ 시리즈에 탑재됩니다.
퀄컴은 다음 날인 23일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리는 ‘스냅드래곤 서밋 2025’에서 새 AP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발표합니다. 이 모델도 TSMC의 3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생산되며, 전작 대비 CPU·GPU 및 전력 효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이 제품의 명칭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2’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퀄컴은 5세대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는 퀄컴이 세대 표기를 명확히 해 칩셋 성능 진화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 17 시리즈와 갤럭시 S26 울트라 모델에 이 AP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공정 기술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나섰습니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는데, 이는 업계 최초의 2나노 스마트폰 칩셋입니다. 미디어텍의 경우, 내년 2나노 공정을 채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작 대비 큰 폭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 향상으로 더 쾌적한 환경에서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엑시노스 2500' 제품. (사진=삼성전자).
엑시노스 2600으로 추정되는 제품의 성능 실험 결과도 유출돼 관심이 쏠립니다. 성능 측정 사이트인 긱벤치에 공개된 실험 결괏값은 싱글코어 3309점, 멀티코어 1만1256점으로 전작 엑시노스 2500보다 약 35% 정도 향상된 수치입니다. 스냅드래곤8 엘리트 5세대로 추정되는 AP의 측정치(싱글코어 3393점·멀티코어 1만1515점)와도 비슷한 성능입니다. 엑시노스 2600은 삼성 갤럭시 S26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엑시노스 2600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만큼, 내년은 삼성 파운드리가 TSMC와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초기 양산 과정에서 양산 수율과 안정적인 성능을 뽑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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